지난 10월 10일에는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주거문제 선전전이 열렸다. 선전전은 신림역 2번 출구 근처에 있는 버거킹 매장 앞에서 낮 12시부터 1시까지 한 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에서 주장한 주거문제의 해법인 ‘토지국유화, 1가구 1주택 초과소유 주택의 몰수,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노동자, 서민에게 직접 알리는 자리였다.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에서는 앞으로 사회주의 세력이 제시해야 할 노동자 민중의 절박한 요구로서 과도적 요구를 마련해왔다. 지난 9월 19일에는 과도적 요구 내부토론회가 진행되었다. 향후 과도적 요구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자리 역시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에서는 ‘토지국유화, 1가구 1주택 초과소유 주택의 몰수,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주거문제에서의 과도적 요구로 잡고, 9월 25일에 주거문제 관련 과도적 요구를 설명하고 그 이론적 근거를 해설하는 주거문제 오픈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이날 오픈 세미나는 동영상으로 생중계되었기 때문에 현재 해당 영상을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직접 확인 할 수 있다. 오픈 세미나 자료집 역시 공개되어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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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전이 진행된 신림역 2번 출구 근처는 통행하는 사람들이 많아 우리의 내용을 알리기 적합한 장소였다. 봉천동과 신림동은 인구밀도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치솟는 전월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동자, 서민이 매우 많이 사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선전전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부터 그곳을 지나는 주민들은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가 가져온 피켓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12시부터 본격적인 선전전에 돌입하였다. 선전전에서는 추진위원들이 “토지국유화와 1가구1주택 초과소유주택의 몰수,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이라는 문구와 “토지국유화만이 부동산 폭등을 막을 수 있다!”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게시하고, “10년 동안 전국주택 489만 채 증가했지만, 다주택자들이 248만 채 사들여..”, “노동자 서민은 전월세가 급등, 부동산  소유자는 자산가격 급증!”, “20대 47.1%가 주거빈곤층”, “투기잡는다더니 투기부추긴 문재인 정권”, “토지를 국유화하라!”, “1가구1주택 초과소유주택 몰수하라!”,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공급하라!” 등이 쓰인 피켓을 들며 주거문제에 대한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의 과도적 요구를 알렸다. 

이근행 투쟁기획팀장의 사회로 진행된 선전전에서는 5명의 연사가 나와 주거문제에 대한 발언을 하였다. 

첫 번째 연사인 성두현 추진위원장은 주거문제 전반의 상황과 관련 요구의 의미에 대해 발언했다. 성두현 추진위원장에 따르면, 2020년까지 3년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이 45.3%나 올랐다고 한다. 요즘 실업이 늘고 취업도 잘되지 않으며 임금도 오르지 않는데, 전월세 값은 계속 올라가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날을 보내고 있다는 발언도 하였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호언을 했으나 집값은 떨어진 것이 아니라 3년 동안 50%나 올랐다고 말하였다. 또한 주택 공급량을 늘리지 않아 주거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하곤 하지만 주택공급률은 100%가 넘었고 10년 동안 신규주택의 절반 이상을 다주택소유자가 차지했다면서, 우리나라 다주택보유자 상위 1%가 지난 10년 동안 11억 이상의 자산을 늘렸고 이것은 1년 동안 1억을 늘린 것이라는 지적을 했다.

성두현 추진위원장의 발언에 따르면, 문재인 정권은 다주택소유자들의 투기에 대해 2017년에 “임대주택등록활성화방안”을 발표하여 모든 세금을 감면해줬고 주택담보대출을 80%까지 보장해줬다. 다주택소유자들은 이것을 가지고 부동산 투기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 그리고 문재인 정권은 공직자들의 1가구1주택 초과 소유를 금지하겠다고 했으나 청와대를 비롯한 고위공직자 30%가 다주택소유자임이 드러났고, 청와대에서 이들에게 집을 팔라고 하니까 모두 강남에 있는 “똘똘한 한 채”는 지키려고 했다고 발했다. 즉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 부동산 투기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성두현 추진위원장은 자본주의에서 갈수록 지대가 늘어나고 덩달아 땅값도 높아지고 주택값도 높아져서 손 하나 까닥하지 않는 토지소유자들이 가져가는 몫은 커져간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전체 소득의 37.1%가 부동산 소득으로 돌아간다면서 이것이 제정신인 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냐고 비판하면서, 성두현 추진위원은 개인들이 땅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부동산 투기를 잡을 수 없기 때문에 나라가 토지를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그런 사례로 싱가포르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주택 소유자들의 주택을 몰수해야 하고, 이렇게 몰수된 1가구1주택 초과소유 주택을 이것을 싼 임대료로 민중들에게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금수저는 할아버지가 땅부자인 사람이라는 세간의 말을 소개하며, 토지소유를 기반으로 형성된 기득권 체제를 무너트려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두 번째 연사는 20대 후반의 자취생으로 자신을 소개한 황종원 추진위원이었다. 황종원 추진위원은 최근 빈 가게, 빈방이 눈에 많이 띤다면서, 요즘에는 산 입에 거미줄을 칠 것 같은 상황이라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황종원 추진위원은 집이 사람보다도 더 많은 것 같은데, 제 몸 뉘일 집하나 찾기 힘들다는 주변의 말이 이제 이해된다면서, 자신을 포함한 주변 많은 사람들이 좋은 집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싼 집을 찾고, 그것도 모자라 좁은 방에 두 명 세 명이 살림을 포개어 같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청년들의 지갑은 밑 빠진 독처럼 줄줄 새고 있는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집값은 떨어질 줄 모르고 계속 오르기만 하고 있으며, 따라서 공공임대주택이 정말 절실한 문제라고 발언했다. 반면 현재 청년 전세 대출 등 주거지원책은, 지원받기 위해 자기가 얼마나 가난한 사람인지, 불쌍하고 비루한 인간인지 문서로 관공서에 확인시켜줘야 하고 그로 인한 자괴감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임대주택을 짓는다고 하면서 여러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상은 자기 집값이 떨어질까 봐 반대하는 것이라며 성토했다. 황종원 추진위원은, 청년들이 전전긍긍하는 것은 그들이 못나서가 아니며, 이 세상을 바꿔야 한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세 번째 연사인 20대 청년인 심지후 추진위원은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의 주거문제 관련 요구가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아주 당연한 요구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심지후 추진위원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거관련 어플을 보며 쓸만 한 집을 찾고 있었는데, 대공황이 오고 실직상태에 처하면서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독립을 거의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어플에서 찾아본 저렴한 월세의 집은 지층 4평짜리 원룸만 나오고, 그 방의 사진에는 곰팡이가 보였다는 등 집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자기 경험도 소개했다. 심지후 추진위원에 따르면, 본인은 몸 뉘이고, 작업할 공간 정도면 충분한데 그것을 구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며, 서울시의 청년 주거정책, LH공사 정책 또한 실효성이 없었다고 한다. 또한 이렇게 나몰라라 정책을 만들어 놓고 등 떠밀 듯이 알아서 살라고 하는 이 사회에 대해 적극 문제제기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네 번째 연사 이태하 추진위원은 관리의 가렴주구와 지주의 토지 확대로 인해 농민들이 들고 일어난 127년 전 갑오농민전쟁과 일제시대 지주의 착취를 받던 소작농의 분노가 무서워 토지개혁을 추구한 70년 전 이승만 정권의 예를 들었다. 이승만 정권이 극우 중에도 극우인데 농민들이 무서워서 농민에게 땅을 주는 토지개혁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토지국유화 주장은 그리 남다른 것이 아니고 현재 상황에서 가장 유효한 주장이라고 발언했다. 이태하 추진위원은 땅 부자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자기 뱃속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 예로 행정수도 이전관련 서울 지주들이 보인 행태나 토지공개념이 무력화된 사례를 들었다. 또한 행안부, 국세청 자료를 이용하여 지난 10년간 임금과 부동산 가격 사이의 차이를 비교한 것을 보면, 지난 30년 동안 노동자 임금은 36만원에서 243만원으로 5.7배 오른 반면 강남의 32평 아파트는 2500만 원에서 20억 원으로 오른 상황이라고 폭로했다. 한 달에 297만원을 받는 30대 청년은 90살 될 때까지 한 푼을 쓰지 않고 돈을 모아야 그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태하 추진위원은 이런 주장을 근거로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가 주장하는 요구의 타당성을 설명했다. 

마지막 연사인 황정규 추진위원은, 지금 이곳에서 선전전을 하는 이유는 전세, 월세로 살아가고 전세, 월세가 날이 갈수록 치솟아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다니는 곳이라기 때문이라며, 본인도 봉천동 주민으로 전월세로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황정규 추진위원은 집을 구하는 데 자신이 번 돈만으로는 보증금을 마련할 수 없어 은행에서 목돈을 빌리는 일이 당연시된 현실을 비판했다. 누구나 집을 구하기 위해 빚쟁이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문제가 집이 부족해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비근한 예로 신림, 봉천동만 하더라도 5-6세대가 살던 옛날 구옥들을 허물고 2-30세대가 들어가는 새로운 빌딩이 들어서고 있지만 보증금, 월세는 더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집을 더 공급한다고 해결되지 않으며 넘쳐나는 주택을 어떻게 잘 분배하고 이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정규 추진위원은 많은 주택들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를 주택이 사적으로 소유되고 있고 다주택소유자들이 그러한 주택을 소유해서 자신의 이익을 늘리는 데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1가구 1주택 초과소유주택 몰수와 저렴한 공급임대주택 공급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매입임대주택과 같은 정책이 있으나 신청해도 선정비율이 낮고 공공임대주택 자체가 매우 적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면서,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을 대거 공급해서 사람들이 주거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전전이 한 시간 가량 진행되는 동안 그곳은 지나가는 주민들은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비록 코로나19 유행을 고려하여 준비한 유인물을 배포하지는 못하였으나 지나가는 주민들은 구호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유심히 보거나 사진을 찍었고, 관심있는 구호가 나올 때에는 박수를 치기도 했다. 주거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노동자 서민의 바람이 선전전을 하는 동안 충분히 느껴졌다.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는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주거문제 선전전을 서울 곳곳에서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추진위원회가 주장하는 과도적 요구인 △토지국유화, △1가구1주택 초과소유주택 몰수,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그것의 이론적 근거를 널리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