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공황 정세, 자본주의 모순이 폭발함에 노동자 민중의 생존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코로나19 때문이라는 식으로 둘러대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을 뿐이다.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는 현 정세를 세계대공황 정세로 보고,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진 대량해고와 실업의 원인이 코로나19가 아닌 자본주의라고 주장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해고금지와 안정적 일자리 공급을 요구하는 활동을 추진해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 11월 25일에는 ‘해고금지와 안정적 일자리 요구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해당 토론회의 내용은 추진위 웹사이트에 후기와 동영상으로 올라와 있다.
• 해고 금지와 일자리 확보 요구를 위한 토론회 동영상
이러한 주장과 요구를 좀 더 대중들에게 알려내기 위해,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는 12월 5일,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앞에서 ‘해고금지, 일자리 확보 선전전’을 진행했다. 12시가 되자 추진위원들은 각각 “시장에 맡겨서는 일자리가 저절로 창출되지 않는다. 공공부문의 대폭적인 확대를 통해 사회적으로 유용한 일자리를 확보하라!”, “안정적인 일자리는 사회가 만들면 생기는 것이다.”, “청년실업률 10.7%, 21년 만에 최고”, “주30시간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기!”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과 “모든 해고 금지!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라!”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게시하며 선전전에 돌입했다.
본격적인 선전전에 앞서 이근행 투쟁기획팀장은 “자본주의의 호황기를 누리지 못한 오늘 날의 청년들은 일자리 문제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왜 해고, 실업, 비정규직 문제가 만연하고 갈수록 노동자들의 처지는 악화되는지,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누구와 싸워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선전전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서 총 5명의 연사가 발언을 이어가는 식으로 선전전은 진행됐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김민재 추진위원은 먼저 여성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예로 들어, 이는 주류언론조차 인정하듯 경제적 요인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발언을 시작했다. 김민재 추진위원은 “생활비를 얻기 위해 안정적 일자리를 얻기 위한 공부를 할 수 없고, 안정적 일자리를 얻지 못해 불안정하고 힘든 일자리를 전전해 건강이 악화되지만, 병원비 때문에 일을 해야 한다”는 어느 청년 여성의 언론 인터뷰를 인용하며 해고와 실업으로 청년, 여성이 받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런 해고와 실업, 불안정한 일자리는 청년, 노동자, 실업자들이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본가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폭로했다. 또한 김민재 추진위원은 “누구도 비정규직 일자리를 원하지 않는데 오직 자본가들만 이윤 때문에 비정규직을 원하고 있으며, 한 쪽에서는 일자리가 없어서 고통 받고 있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일손이 없어서 착취 받고 있다”며, 교육·보육·의료·산업안전·생태부문 같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확충하면 실업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자본가들이 이윤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시간 노동에 대해서도 노동시간을 대폭 단축해서 일자리를 나누면 실업도 해결되고 산업재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데 자본가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민재 추진위원은 코로나19 때문에 해고와 실업은 불가피하다는 지배계급의 주장을 반박하며 코로나19 이전에도 경제는 어려웠으며,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열악한 일자리로 노동자들을 밀어 넣는 것은 코로나가 아니라 자본가들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있는 심각한 문제에 있어서 문재인 정권은 자회사를 통한 꼼수 정규직 정책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비정규직은 자본가들의 이윤을 위해 존재한다고 이야기하며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했다. 또한 “경제가 어려워진 이유는 노동자들 때문이 아니라 자본가들 때문이므로 해고금지를 위해 함께 싸우자”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김민재 추진위원은 앞서 언급한 공공부문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해고금지, 비정규직 철폐 등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가 주장하는 요구들을 정리하며 함께 투쟁에 나설 것을 제안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두 번째 연사인 황종원 추진위원은 실업률과 휴직비율이 역대급이지만 코로나19 이전에도 실업률은 올라갔고, 비정규직은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또한 전체 노동자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비정규직들은 산업재해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자본가들이 이윤을 벌어들이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노동자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하청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공주 우체국 34살 비정규직 집배 노동자의 죽음을 언급하며 오늘날 청년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라고 표현했다. 또한 문재인 정권의 자회사 정책은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뻥규직’에 불과했다고 비판하며, “이제는 비정규직 철폐를 당당히 요구하자. 절망의 사슬을 직접 끊어내자”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황종원 추진위원은 “우리의 삶이 저들의 이윤보다 못할 게 뭐가 있느냐”며,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싸우자고 주장했다.
세 번째 연사인 이영수 추진위원은 먼저 선전전 장소를 지나는 청년학생들에게 갈수록 심화되는 실업문제의 해결을 위한 고민을 함께 해보자고 호소했다. 이어서 이영수 추진위원은 문재인 정권이 집권 초기 일자리 문제를 잡겠다며 일자리 위원회를 신설하고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했으나 2년이 지나 일자리 상황판은 사라졌던 사실과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상당부문 은퇴한 고령 노동자들의 임시 일자리이거나 땜빵용 일자리였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권의 일자리 정책을 비판했다. 이어서 이영수 추진위원은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서 일단 해고금지를 통해 있는 일자리부터 지키고, 노동시간 단축이나 노동강도를 줄여서 일자리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지만 문재인 정권은 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비정규직 철폐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며 ‘고용유발계수‘를 근거로 들었다. 이영수 추진위원에 따르면 2000년도에는 고용유발계수로 보면 10억을 투자하면 8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는데, 2015년에 이르러서는 4.5명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영수 추진위원은 “이미 우리 사회는 더 적은 인원으로도 노동자 서민들이 사용할 생필품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교육·보육·산업안전·생태·의료 등의 공공부문에 필요한 양질의 일자리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영수 추진위원은 이러한 주장에 “예산은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이미 문재인 정권은 코로나19 때문에 재벌들에게 쓴 돈이 이미 수십조에 달하며, 공공부문 일자리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영수 추진위원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라는 주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자본가와 권력에 맞서 싸우자고 호소했다.
네 번째 연사로 나선 박준규 추진위원은 자신이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해 온 경험을 토대로 노동시간 단축를 통한 일자리 나누기에 대해 발언했다. 박준규 추진위원은 “일을 하면 할수록 몸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요즘 생생하게 느낀다”며 그 이유는 무리한 인원감축이라고 얘기했다. 박준규 추진위원은 “일하는 매장에서 매해 인원을 감축한 결과 현재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보다 절반의 인원으로 일을 하느라 쌔가 빠지는데, 관리자들은 두 세 사람 몫을 혼자 해내라고 강요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노동자들은 빡센 노동강도에 쌔가 빠지고, 그에 따라 서비스의 질도 낮아지고 있다”고 폭로하며, “노동자들은 관리자들에게 ‘미션 임파서블’을 강요받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사는 이윤에 미쳐서 성과를 강요하고 그 결과로 노동자들은 적은 인원으로 골병들만큼 일하고 있다고 박준규 추진위원은 덧붙였다. 이러한 경험들을 예로 들며 박준규 추진위원은 대안으로 인원 확충과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기를 제시했다. 또한 박준규 추진위원은 이미 우리 사회의 생산력은 노동시간을 대폭 단축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갖춰졌음에도 자본가들이 이윤을 위해 인력을 감축하고 적은 인원으로 더 긴 시간 일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런 악순환을 만들어내는 자본주의를 없애고,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로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말을 끝으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연사인 성두현 추진위원장은 안정적 일자리 확보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기 때문에, 이를 사회가 책임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현실은 실업과 해고가 만연하고 있으며, 일하는 사람의 절반이 비정규직이라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서 성두현 추진위원장은 일자리 문제와 관련된 우리 사회의 두 가지 거짓말로 “시장에 맡기면 일자리가 저절로 생긴다”와 “청년 실업 해결하겠다”를 꼽았다. 먼저 “시장에 맡기면 일자리는 저절로 창출된다”는 거짓말에 대해 성두현 추진위원장은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으며, 자본가들과 정부의 주장과 달리 성장을 주도하는 업종에서도 투자 대비 고용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고, 실제로 2008년 세계대공황 이후로는 성장도 정체상태였다고 비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자리 문제를 시장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성두현 추진위원장은 주장했다. 두 번째 거짓말 “청년 실업 해결하겠다”는 것에 대해 성두현 추진위원장은 20년 째 청년 실업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제는 “대체 왜 그런가”라고 질문 던질 때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청년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원인으로 성두현 추진위원장은 자본주의를 지목했다. 자본주의는 이윤을 위해 생산하는 체제이기 때문에 자동화, 기계화를 도입하지 일자리는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두현 추진위원장은 또한 문재인 정권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공약도 실상은 저임금, 단기직일자리 뿐인, 통계숫자 맞추기에 불과했다고 비판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보육·생태·산업안전 분야 같은 사회적으로는 유용하지만 인력이 부족한 부문에 일자리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성두현 추진위원장은 일자리 문제만큼 부동산 폭등 문제도 심각하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성두현 추진위원장은 2016년 촛불집회에서 노동자 서민들은 박근혜 퇴진 뿐 아니라 삶의 문제를 해결하라고도 외쳤었지만, 현실은 노동자 서민들의 삶이 좋아지기는커녕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코로나 핑계로 해고와 휴직이 만연한 이 시기야말로 제2의 촛불집회가 시작되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성두현 추진위원장은 현 정부 또한 기득권 세력이기 때문에 노동자 서민들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의지도 없으므로 이제는 더 이상 이들에게 의지하지 말고 직접 일자리 문제와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싸워나가자고 이야기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선전전이 진행되는 한 시간 동안, 건대입구역 2번 출구 횡단보도를 지나는 시민들은 무심하게 지나치는 듯 하면서도, 추진위원들이 든 피켓과 현수막의 내용을 유심히 들여다보거나 추진위원들의 발언과 구호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노동자 민중의 생존이 갈수록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지금,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는 더욱 적극적으로 문제의 원인이 자본주의 자체에 있음을 알려나가며, 해고금지와 안정적 일자리 확보를 위한 여러 방식의 실천들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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