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과도적 요구 학습모임에 참여한 안상균 동지가 작성한 참여후기입니다. 

올해 2월 5일부터 한달간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에서 주최한 과도적 요구 학습모임에 4번 모두 참여했다. 과도적 요구에 대해선 이전번의 토론회에서 그 취지를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 자체로는 최대강령적 요구가 아니지만 최대강령적 요구로 발전해가는 전망을 갖는, 사회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는 이론이라고 들었었다. 그래서 이번 학습모임에 참여한 것은 그 요구들의 세부적인 내용들을 알기 위함이었다. 우선 과도적 요구는 현재의 정세를 크게 반영하기 때문에 내용이 많다. 큰 틀로 잡아도 16가지의 요구들이 있다. 그렇기에 4주에 걸쳐서 겨우 다 훑어볼 수 있었다.

– 제1의 과도적 요구, 최소한의 삶의 조건, 안정적 일자리의 확보
– 은행과 기간산업의 사회화, 노동자통제의 실시, 기업의 운영과 관련한 경영 정보의 완전한 공개
– 사기업화된 기간산업의 재사회화, 공기업의 혁신, 공기업에 대한 노동자통제와 사회적 통제의 실시
– 토지국유화와 1가구 1주택 초과 소유주택의 몰수,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 무상의료와 공공의료체계로의 전환
– 대학 기숙사비까지 포함하여 고등교육까지 전면 무상교육 실시
– 청년부채 등 부채문제의 해결
– 생태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 기후위기의 해결과 탈핵

– 여성억압 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 부모 모두 육아휴직 의무화, 보육시설 확충, 임신중지권 보장, 성형수술 등 광고금지
– 장애차별철폐, 장애해방을 위한 과도적 요구
– 성소수자문제의 해결을 위한 요구
– 소상공인문제의 해결을 위한 요구
– 농민문제의 해결을 위한 요구

– 민주주의의 심화
– 한반도평화체제의 구축
– 노동자정부의 수립

1회차에선 개인적으로 이 과도적 요구에서 중심이라는 생각이 드는 안정적 일자리의 확보, 기간산업의 사회화,  노동자통제의 실시, 토지국유화와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등에 대하여 학습했다. 중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이 요구들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다른 요구들은 가능하지 않거나 이행 되더라도 무너지기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상공인 문제 해결에서 빠질 수 없는 임대료와 관련된 문제는 토지를 국유화해 임대료를 최소한으로 낮추지 않는 한 해결이 불가능하다. 청년 부채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무상의료, 여성억압 문제에 있는 육아휴직 의무화, 보육시설 확충을 실현하기 위해선 폭발적인 수의 고용을 하지 않고선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렇듯 거의 모든 요구들은 이 4개의 요구와 깊게 연결되어있다.

2회차에선 장애차별 철폐, 장애해방, 전면 무상교육, 부채문제, 기후위기와 탈핵에 대한 요구를 학습했다. 이번 회차에서 제기된 문제들은 전부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하여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상교육과 부채문제 해결은 등록금, 생활비로 인해 대출을 받은 누구나 공감할 문제이다. 등록금은 편차가 있지만 졸업을 할때쯤엔 최소 수천만원의 빚을 지게된다. 만약 독립을 해 자취를 한다면 연간 천만원에 달하는 월세와 생활비는 덤이다. 안 그래도 취업은 어려운데 수천만원의 빚을 지고 살게 된다. 이는 청년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이윤을 추구하는 사학재단과 임대업자들 때문에 발생한, 자본주의 구조 자체의 문제이며 청년들은 이들로 인해 강제로 빚을 떠안는다. 이러한 것들이 탕감되지 않는다면 젊은 세대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다. 기후위기는 우리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 하는 만큼 많은 요구들이 있다. 하지만 이에 관해 추가 되었으면 한 것은 재활용과 관련한 문제이다. 현재 재활용은 시민들의 참여도는 높지만 재활용품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업체들은 필요도에 비해 영세해 장비도, 인력도 부족해 효율성이 매우 떨어져 재활용 할 수 있는 것을 못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에 관하여 재활용 산업을 국가기관이 전담하는 등의 요구도 있어야 할 것 같다.

3회차에서는 무상의료외 공공의료체계, 여성억압 문제, 성소수자문제, 소상공인문제, 농민문제에 대하여 학습했다. 무상의료가 제기된 것은 높은 의료비로 인해 가계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질병 및 가난이 대물림 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면서 중병과 사고는 피할 수 없다. 이렇게 높은 의료비로 부담이 큰 것들 중에선 직업적 특성으로 인한 것들이 많다. 단지 노동자로 살았을 뿐인데 사측에서 돈이 든다는 이유로 보호장구를 지급하지 않거나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큰 사고가 나거나 암이 발병해 엄청난 의료빚과 함께 해고당하는 일이 많다. 이러한 의료비용은 평범한 개인 혹은 가계에서 부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어머니와 뉴스를 시청하던 중 생리대와 관련한 내용이 나왔었는데 어머니께서 여자는 살면서 수십년 동안 매달 생리대를 써야 하는데 비용이 꽤 부담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생리대 무상보급과 같은 요구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

4회차에선 민주주의의 심화, 한반도 평화체제, 노동자정부의 수립에 관하여 학습했다. 학습하면서 한가지 불안하다고 느꼈던 것이 민주주의의 심화에 있는 ‘모든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소환제 도입’ 이다. 민주주의의 심화 라는 점에서 당연히 필요한 요구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이를 악용할 세력이 너무나 확실하고 그 위험성이 크다고 생각이 든다. 보수개신교 세력은 수백만명에 이르고 조직력, 자금력 또한 매우 높다. 수구세력이 정치적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제도이다. 

과도적 요구는 최대강령적 요구가 아니기 때문에 그 강도가 강하지는 않지만 약하고 두루뭉술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기에 처음 접할 때에는 ‘너무 비현실적인 요구들이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지만, 요구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지금의 체제 아래에서도 충분히 지금 당장 이 요구를 갖고 투쟁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토지국유화는 사적소유를 건드린다는 점에서 사회주의적 요구로 보이지만 자본주의에서도 충분히 필요한 것이다. 자본주의의 발전 성과를 토지 소유자들은 경제 발전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토지를 ‘소유’ 했다는 이유 만으로 그 성과를 가로채간다. 이는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구조이다. 만일 지주가 이 성과를 가로채가지 않는다면 자본은 더 높은 이윤을 위해 연구개발 등에 투자되거나 토지 그 자체를 비옥하게 만들거나 건물, 공장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토지국유화는 자본주의에서도 요구 될 수 있다. 다른 요구들 또한 그렇다. 하지만 만들어진 지 오래되지 않은 이론이기에 보완해야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들은 앞으로 채워나가길 바란다.

요구 하나하나의 무게가 가볍지 않은 만큼 비슷한 요구를 가진 여러 단체들에게 과도적요구를 설명하고 토론을 하고, 연대해 국가를 향한 투쟁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