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오후 7시 30분,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이 주관한 “청년 일자리 토론회”가 민주노총 15층 교육원 교육장에서 개최되었다. 이 날 토론회는 실업자들, 특히 청년 실업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업으로 인한 고충과 구직을 향한 절박함을 토로하는 과정을 통해 일자리 문제는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고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깨닫고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내라는 요구를 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에서 준비되고 있는 “실업자 항의의 날”의 문제의식 및 취지를 더욱 널리 공론화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토론회는 1. 현재 청년들이 겪고 있는 일자리 문제의 원인은 코로나19 유행인가, 아니면 자본주의 세계대공황인가? / 2.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현재의 담론은 무엇이고, 어떤 문제가 있는가? 향후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담론은 어떤 담론으로 전환되어야 하는가? / 3. 청년 일자리 문제와 관련하여 어떠한 요구를 내걸고 싸워야 하는가? 이렇게 세 가지 주제를 놓고 진행되었다. 

토론회의 발제는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의 추진위원이자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의 기획단장이기도 한 황종원 동지가 맡았으며, 토론자로는 계명대학교 법학과 학생인 박한솔 동지,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회원인 이석훈 동지가 참여하였다. 사회는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 추진위원인 김민재 동지가 맡았다.

발제: “악화일로의 청년 일자리 문제, 자본주의에 책임을 묻자!”

발제자인 황종원 동지는 우선, 사상 최초로 실업자 수가 150만명을 넘어서고 청년 실업률은 9.5%에 달했으며 확장실업률은 27.2%에 육박하여 청년 서너 명 중 한 명이 실업상태라는 통계를 제시하며 청년실업이 최악의 상태임을 이야기하였다. 그러다보니 청년 중 상당수가 생계를 위해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어 청년 신용불량자가 2만 8천명을 넘어서기까지 했으며, 26.8%에 달하는 청년들이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을 정도로 청년들의 사회경제적 문제가 청년들의 몸과 마음을 좀먹고 있는 상태라고 하였다. 

황종원 동지는, 이윤만이 지상 최대의 목적인 자본주의가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계속해서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본가 계급은 심각한 일자리 문제의 원인을 코로나19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세계대공황의 조짐은 보였으며, 코로나19는 이런 위기를 증폭시킨 방아쇠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하였다. 2008년 세계대공황 이후 세계 각국의 자본가 정부들은 대규모 구제금융과 저금리, 양적완화 조치를 동원하였는데 이것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자본주의 체제의 체질 자체가 약화되었고 세계경제는 장기침체 상태에 빠졌으며, 이 상황에서 2019년에 전 세계적인 경기후퇴가 발생하였고, 따라서 이미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시한폭탄의 도화선에 불은 붙어 있었다는 것이었다. 결국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던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이 폭발하여 발생한 것이 지금의 세계대공황이라는 것이 황종원 동지의 설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자본에 대해서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를 위해 쓰인 예산은 그에 비하면 극히 일부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제는 살기 위해 자본주의에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이어서 황종원 동지는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현재의 담론 중 하나로 ‘시장에 맡기면 일자리가 생긴다’는 식의 담론에 대해 비판하였다. 한국은행에서 2019년 8월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고용유발계수(10억이 투입되면 몇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가를 보여주는 지표)가 2000년에는 8이었던데 반해 2015년에는 4.5로 줄어들었는데, 이를 통해 보면 시장에 맡기면 일자리가 생긴다는 생각이 환상에 불과하며, 자본주의는 고도화될수록 ‘고용 없는 성장’의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또 황종원 동지는 개인의 노력을 강조하며 경쟁에서 승리할 것을 강요하고, 거기서 밀려난 청년들이 실업자가 되거나 비정규직 등 열악한 일자리로 내몰리는 것을 정당화하는 소위 ‘노오력’, ‘공정성’ 담론에 대해서도 비판하였다. 개인의 노력도 청년들 각자가 처한 사회경제적 출발선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청년들은 느끼고 있으며, 무엇보다 ‘공정성’ 담론 자체가 상품생산사회의 경제 관계를 반영하는 전형적인 자본주의 논리라는 것이다. 노동자는 자기의 노동력을 자본가에게 상품으로 판매하는데, 자본가가 이 노동력이라는 상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잉여가치가 발생하고, 따라서 등가교환을 전제로 한 ‘공정한 거래’ 속에서 착취가 발생하는 것이며, 착취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상품생산사회를 전제와 토대로 하여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일자리 문제 역시 철저히 ‘공정하게’ 굴러가는 자본주의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공정성’ 담론이 아닌 새로운 담론이 필요하며, 그것은 “어째서 인간다운 삶의 기본조건인 안정적인 일자리를 위해 경쟁해야 하는 것인가? 우리 사회가 모든 청년들에게 일자리조차 충분히 제공하지 못할 정도로 생산력이 낮은 사회인가?”라는 질문으로 전환하는 것이고, 그에 대해 “일자리는 경쟁하고 ‘노오력’해서 얻어야 하는 게 아니라 사회가 만들면 생기는 것이고, 사회를 향해 일자리를 만들 것을 요구하자”는 답을 내며 함께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 일자리 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요구를 내걸고 싸울지에 대해 황종원 동지는, 일자리는 사회가 만들면 생기는 것이므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사회가 창출하라는 요구, 공공부문을 대폭 확대하여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를 제공하라는 요구, 노동시간을 주30시간으로 단축하여 일자리를 나누라는 요구를 제기하며 싸울 것을 제시하였다. 황종원 동지는, 한국은 2019년에 이미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섰고 OECD 10위에 진입하여,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낼 여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본이 이윤을 위해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자본가들의 이윤이 우리들의 안정적인 삶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며, 사회가 보건의료, 돌봄, 교육, 생태, 산업안전과 같이 사회적으로 필요한 공공부문에서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 선진국 기준으로 필요노동시간에 대한 잉여노동시간의 비율은 300% 정도로, 이는 하루 노동시간 8시간 중 2시간만 일해도 노동자가 노동력 재생산을 위해 필요한 것을 충분히 얻을 수 있을 정도이지만 자본가들의 이윤을 위해 그 이상으로 일해주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노동시간 단축 요구는 전혀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고, 이를 통해 과도노동 문제도 해결하고 청년실업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마지막으로 황종원 동지는, 이제 청년들은 ‘노력하면 된다, 경제가 성장하면 일자리가 생긴다’는 이야기가 거짓말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청년들의 안정적인 삶,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삶은 자본주의와 공존할 수 없고, 따라서 이제 절망과 낙담을 분노로 전환시켜서 자본주의를 넘어설 흐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발제를 마무리하였다. 

토론문 발표

발제 후, 토론회에 참여한 토론자들의 토론문 발표가 이어졌다. 첫 번째 토론자인 박한솔 동지는 작금의 청년 일자리 부족의 원인은 자본주의 세계대공황의 결과라는 발제문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하면서, 문재인 정권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일자리위원회 설치, 소득주도 성장론, 최저임금 1만원 등 다양한 것을 내걸었지만 아무 성과도 이뤄내지 못했다며 문재인 정권의 일자리 정책을 비판했다. 그리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자본주의의 문제는 분배의 문제가 아닌 생산관계 자체에서 비롯되는 착취와 과잉생산에 그 원인이 있는데, 문재인 정권은 일자리 문제의 원인을 자본주의 그 자체가 아니라 분배에서 찾았기 때문이며, 나아가 문재인 정권의 계급적 본질이 부르주아였기에 자본주의 자체를 타격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박한솔 동지는 정부의 개입 없이도 수요와 공급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는 ‘보이지 않는 손’은 애초에 존재한 적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한국형 뉴딜’과 같은 것도 그동안 자본주의가 고수해 온 고전적 대응과 다를 것이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박한솔 동지는 각자도생을 정당화하는 ‘공정성’과 ‘능력주의’ 담론에 대한 지방 청년들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주류 언론이나 미디어에서는 ‘불공정에 분노한 청년들’이라는 프레임으로 마치 모든 청년들이 시험과 같은 경쟁구도와 그에 따른 차별을 정당하게 여기고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지만, 사실 ‘공정성’도 지역과 계층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 청년들은 오히려 ‘공정성’이나 ‘능력주의’를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로 여기지 않고, ‘문제가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체념의 태도를 보이거나 ‘공정성이든 능력주의든 인서울 명문대 졸업한 사람들한테나 중요한 것, 지방에서 나고 자라 지방대를 나온 사람들은 그 틈에 낄 자격도 없다’고 자조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결국 ‘공정성’ 담론은 자본주의 자체의 문제를 간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계층 중심의 담론이라는 것이 박한솔 동지의 설명이었다. 이 점에서, 박한솔 동지는 주류로부터 소외된 청년들과의 연대를 강화해서 사회주의 세력의 확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박한솔 동지는 발제문이 제시한 일자리문제 해결을 위한 세 가지 요구(안정적 일자리 창출, 공공부문 대폭 확대, 노동시간 30시간으로 단축)에 대해서도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번째 토론자인 이석훈 동지는 청년 일자리 문제의 진짜 원인은 자본주의 그 자체에 있다고 하면서 발제문의 입장에 동의하는 의견을 밝혔다. 이석훈 동지는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청년들은 ‘N포세대’로 불리면서 점점 더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고, 청년들의 취업난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럽게 생긴 게 아니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실업 문제의 근본 원인은 자본가가 이윤을 증대시키기 위해 노동자들을 착취하면서 자기 몫을 늘리려고 하는 자본주의 체제 그 자체에 있다고 하였다. 거기에 더해 2008년 공황 이후 금융자본을 살리기 위해 각국 정부들이 취한 인위적인 양적완화와 저금리 정책은 자본주의 경제의 체질을 약화시켰고 현재는 이런 양적완화와 낮은 이자율 자체가 자본주의체제의 생명유지장치로 되었고, 엄청난 규모의 부채 누적을 야기하였다고 지적하면서, 코로나19는 허울 좋은 변명이었을 뿐 본질은 자본주의 체제에 있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자본가들이 지금의 심각한 상태를 대공황이라고 말하지 않고 ‘코로나 경제 위기’ 등으로 부르는 것은, 현 상황의 심각성을 덜기 위한 의도적 장치라고 하였다. 또한 ‘공정성’ 담론에 대해서도 이석훈 동지는, 많은 사람들이 ‘공정’을 ‘공평’이나 ‘평등’과 같은 개념으로 혼동하지만 사실은 철저히 자본주의적인 개념이고,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하여 이윤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은폐하는 표현임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러한 담론을 넘어, 자본주의적 내적 모순을 드러내어 겨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훈 동지는 발제문에 제시한 세 가지 요구에 동의하면서, 그 중 특히 공공부문 확대 요구에 크게 공감하며 이를 특별히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청년들은 이미 어렸을 때부터 경쟁에 내몰려 왔고 지금은 그게 더욱 심해지고 있는데, 공공부문이 확대된다면 그런 경쟁도 완화될 것이라 본다고 하였다. 

토론문에 대한 발제자의 답변

토론문 발표가 끝난 뒤 발제자인 황종원 동지가 이에 대해 답변하였다. 박한솔 동지의 토론문에 대해서는 지방 청년의 ‘공정성’을 대하는 태도를 이야기한 부분이 공감된다면서, 지방 청년들은 비정규직이 되는 경우가 많고 ‘노오력’에 집중할 조건조차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공정성’이 의미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하였다. 그렇기에 이런 청년들을 대상으로 자본주의가 문제임을 이야기하며 치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답변하였다. 

이석훈 동지의 토론문에 대해서는 공공부문 대폭 확대 요구를 특별히 강조하자는 것과 관련하여, 간호사나 간병사 같은 보건의료 부문은 사회적으로 필요한데 인력이 부족하여 이 분야의 노동자들은 격무에 시달리고 서비스의 질도 낮아진다는 점을 예로 들며, 이런 부문을 대폭 확대하면 청년들 간의 경쟁도 없어질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패널간 소주제 토론

패널간 질문은 특별히 없었으며, 곧바로 패널간 토론을 진행하였다. 패널간 토론은 좀 더 구체적인 토론을 위해 소주제 토론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사회자가 1. 청년들의 공정성 담론에 대한 태도는 계급별로, 계층별로 차이가 있는가? / 2.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제문의 요구 세 가지 중 강조해야 할 요구나, 추가할 요구는 무엇인가? / 3. 일자리 문제를 운동화하고 대규모 운동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 향후 구체적으로 필요한 실천은 무엇일까? 이렇게 세 가지 소주제를 제시하였다. 

우선 첫 번째 소주제에 대해 박한솔 동지가 의견을 제시하였다. 박한솔 동지는 청년들의 분노가 사회구조가 지배계급을 향하지 않고 약자들을 향하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청년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으며, 사회구조에 대해 분노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면 얼마든지 흐름을 만들어내고 조직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을 확대하라는 요구를 강조하면서 ‘노력한 사람이 그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와 같은 담론의 방향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데 왜 안 만드는가’라는 문제제기로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었다. 이석훈 동지는 본인의 고등학교 시절 경험을 예로 들며 ‘노오력’을 강조하는 분위기도 지역에 따라, 그리고 같은 지역 내에서라도 특목고인지 일반고인지에 따라 다르다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입시에 도움이 되는 스펙을 쌓기 위한 활동을 할 프로그램이나 시스템도 지방에는 거의 없지만 서울에는 그런 게 이미 다 마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서울 청년들은 비정규직에 대해 ‘노오력’을 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된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방 청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공정성’ 담론이 지방 청년들에게는 미미하다고 하였다. 황종원 동지 역시 본인의 비슷한 경험을 예로 들며 지방 청년들은 이미 조건이 수도권과 달라 ‘노오력’으로 안된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기에 ‘공정성’과 관련해서는 체념하고 자조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하였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일자리가 점점 감소하고 있고, 그렇기에 공공부문 대폭 확대가 필요하며, 사회가 그런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전면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었다. 

두 번째 소주제에 대해서는 황종원 동지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나누자는 요구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장시간 노동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수명을 깎아먹는 것이고 이윤을 위해 노동자들에게 강요되는 것이며, 실제로 현재 택배노동을 비롯한 현장에서 그로 인한 과로사가 많은 상황이기에, 이 요구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세 번째 소주제에 대해서는 황종원 동지가 의견을 내었는데, 황종원 동지는 다른 단체에서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안을 갖고 지역에서 설명회를 했을 때 분위기가 좋았고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도 함께 나눌 수 있었다며, 요구안에 대해 지역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설명회를 추진하고, 지역에서 관련 내용으로 선전전도 하고, “실업자 항의의 날”과 같은 집회도 활성화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내었다. 

청중 질의응답 및 토론

패널간 소주제 토론이 끝난 뒤 청중 질의응답 및 토론이 있었다. 한 청중이 지역할당제가 출신대학을 기준으로 혜택대상자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이야기하며, 이것을 ‘공정성’과 관련지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박한솔 동지가, 일자리에 있어서 이미 지역간 편차가 있는데 원래 일자리가 없는 지역은 지역할당제를 하더라도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어렵다는 문제가 있으며, 지역할당제도 근본적으로는 ‘공정성’과 능력주의로 빠질 수밖에 없다고 답변하였다. 

청중 토론에서는 한 청중이, 공공부문을 확대하여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어내라는 요구에 대해 ‘그 일자리를 얻어내기 위해 공부했던 사람들’은 반발할 수도 있을 텐데 그런 반발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이석훈 동지는 그런 반발은 기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람들의 반발일 것이고, 오히려 취업전선에 뛰어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쟁에 지쳐 있으며, 일자리 자체가 점점 줄어드니까 기약없는 노력을 계속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불안감이 크기에, 모두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그런 불안감을 해소할 것이고, 따라서 반발은 적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었다. 이에 덧붙여서 황종원 동지는 우리 모두가 안정적인 일자리와 안정적인 삶의 성취를 누릴 자역이 있으나 자본주의가 그것을 막고 있다는 이야기를 거듭해서 사람들에게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하여 또 다른 청중이, 일자리 만드는 것을 개별 기업에 맡기지 말고 사회가 만들어서 제공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같이 일하는 동료 노동자에게 했더니 공감하더라는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자신감을 갖고 이야기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마무리 발언

마지막 순서로 발제자와 토론자의 마무리 발언이 있었다. 

먼저 토론자인 이석훈 동지는 오늘 토론이 유의미한 이야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민의힘이 잘해서가 아니라 현 정부가 삶의 절실한 문제를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니까 그랬던 것이고, 좌로부터의 대안이 나온다면 많은 사람들의 여론을 우리가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오늘 토론회에서의 이야기가 그런 대안이 되었으면 한다고 하였다. 

다른 토론자인 박한솔 동지는 일자리 문제는 그 누구도 자유롭지 않은 문제이기에 오늘 이런 토론회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면서, 일상 속에서 이 문제를 계속 이야기하고 자신감을 갖자는 데 공감한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사회주의에 대해서도 일상 속에서 ‘숨’처럼 이야기해서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가 친숙해지게 할 필요가 있고, 오늘 토론회가 그런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앞으로도 주변에 계속해서 이야기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발제자인 황종원 동지는 청년들 마음 속에 있는 자괴감과 절망을 분노로 전환시킬 계기를 빨리 만들고 싶다면서, 해외의 사례를 언급하였다. 아르헨티나의 경우는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실업자들이 일자리문제를 해결하라는 대대적 투쟁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청년을 비롯한 여러 나이대의 실업자들이 요구를 계속 확장시켜 나아갔고, 정권 퇴진을 주장하고 자본주의 자체를 문제삼는 주장도 나왔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도 언젠가 분노와 분노가 만나 희망으로 바뀔 것이며, 그것을 앞당기기 위해 오늘 토론회를 준비하였고 선전전 및 “실업자 항의의 날”을 준비하고 있다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하였다. 

두 시간 가량 진행된 토론회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실업자 항의의 날” 집회는 4월 24일(토) 오후 2시, 홍대입구역 인근 어울마당로 광장무대에서 진행된다. 정부의 방역조치로 현장에는 9인까지만 집합이 가능하기에 줌(Zoom)을 활용하여 온라인으로 발언을 희망하시는 분들의 발언 신청을 받고 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온라인 발언 신청 링크: https://tinyurl.com/ps36hx4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