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재인 정권은 국민화합을 위한다며 2017년 탄핵되어 수감된 박근혜를 특별사면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적폐세력의 상징인 박근혜를 사면한 것은 지난 2016년 10월말부터 거리에 나와 박근혜 퇴진, 적폐청산, 민중의 삶의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싸웠던 촛불투쟁을 깡그리 부정하고 촛불민심을 철저히 짓밟는 것이다.

박근혜는 노동자 민중들의 촛불투쟁을 통해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직에서 탄핵되었던 인물이다. 애초 박근혜는 독재자 박정희의 딸로 박근혜의 집권은 역사적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었다. 집권 초부터 국정원의 선거 개입이 드러났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등 반동적 행태를 보였으며,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하는가 하면 양승태 대법원에 의한 사법농단도 벌어졌다. 2014년 세월호 참사에서는 국가재난을 관리하는 대통령의 기본적 임무조차 방기했다. 그리고 2016년 10월 비선실세 최순실에 의한 국정 농단이 드러나면서 급기야 성난 민중들은 수개월간 거리에서 완강한 투쟁을 전개하며 박근혜를 대통령에서 몰아냈다.

그 후 박근혜는 재판을 받고 수감되었는데, 그의 죄목만 보더라도 사면은 어불성설이다. 박근혜는 비선실세인 최순실과 함께 국정을 농단하고, 재벌들과 유착하여 뇌물을 수수하고 특혜를 주었으며,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받았다. 그 금액만 수백억 원 대에 이르며, 그 형량도 22년에 달한다. 박근혜는 탄핵 이후 재판과정에서 재판을 거부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한 번도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런 박근혜의 모습에서 사면을 받고도 5.18학살에 대한 사과를 끝끝내 거부한 전두환이 광주의 영혼들을 짓밟고 민중들을 분노하게 만들어왔던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가 탄핵되어 수감된 지 4년 9개월이 되었음에도 박근혜를 풀어주자는 데에 반대하는 민중의 여론이 매우 높았던 것이고, 자유주의 세력 내에서 박근혜 사면론이 나왔을 때마다 사면을 거론한 자유주의 정치인들이 몰매를 맞았던 것이다. 박근혜 사면을 바랐던 이는 시대착오적인 태극기부대와 수구세력, 그리고 박근혜의 사면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자유주의 정치인 등 일부였을 뿐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형기의 4분의 1도 채우지 않은 전직 권력자를 사면하는 것은 촛불민중의 지난 투쟁을 깡그리 부정하고 투쟁의 성과를 완전히 무위로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문재인 정권은 촛불투쟁의 힘에 기대어 집권했지만 촛불투쟁에서 제기된 요구들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다. 적폐청산은 자신의 정치적 이해에 부합하는 한에서의 제한적인 적폐청산으로 일관하였고, 민중들이 절박하게 바라온 삶의 문제에 있어서는 아무런 해결도 하지 못했다. 급기야 조국사태를 통해 문재인 정권 역시 수구세력 못지않게 기득권 세력임이 민중들의 눈에 확연히 드러나게 되었다. 그 결과 민중은 분노하기 시작했고, 이는 2021년 재보궐선거의 참패로 귀결되고 급기야 정권교체론이 비등한 상황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은 촛불투쟁을 부정하는 행위까지 계속했는데, 이재용 석방에 이은 박근혜 사면은 그 결정판이다.

문재인 정권의 박근혜 사면은 민중에 의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민중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고, 문재인 정권과 자유주의세력에 대한 민심이반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또한 민중은 자신들의 지난 투쟁을 부정하는 세력에 지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투쟁을 계승하고 자신들의 요구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도를 모색할 것이다. 그 길에 우리도 함께 할 것이다.

2021년 12월 24일(금)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