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3일(목) 오전 11시, 세종호텔 노동자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 선전전이 세종대학교 정문 앞에서 있었다. 이 날 선전전은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의 공동주최로 진행되었다.
세종호텔 사측의 탄압과 정리해고
세종호텔에서는 2009년에 주명건(전 대양학원 이사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로 정규직 전환 합의 무력화, 어용노조 설립, 외주화, 구조조정, 정리해고, 노조 탄압이 자행되어 왔다. 2020년에 세계대공황이 발발하자 사측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적자’라는 명분으로 노동자들에 대한 희망퇴직을 강요했고, 객실부 및 객실정비부 등을 외주화하고 식음사업부를 폐지했다. 결국 2011년에 240명이었던 세종호텔 정규직은 현재 22명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2022년 10월 13일 기준).
사측은 2021년 10월에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을 공고하더니, 희망퇴직과 사측의 ‘해고자 선정 시험’을 거부하고 남은 노동자들 15명에 대해서도 11월에 해고를 통보하였다. 끝까지 남은 12명의 조합원들이 12월 2일 파업에 들어가자 사측은 12월 9일에 직장폐쇄를 자행했고, 12월 10일에 12명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였다.
세종호텔 노동자들은 12명에 대한 정리해고에 대해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에 문제가 있고(해고대상자들이 모두 세종호텔지부 조합원이고, 세종호텔지부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한 기준이며, 외국어 구사능력 등 실제 업무와 무관한 것이 기준으로 포함됨), 사측이 해고회피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2022년 7월 4일에 이를 기각한 상황이다.
세종호텔 노동자 정리해고의 책임자는 주명건과 대양학원
지난 10년간 이러한 일들이 벌어져 온 세종호텔은 ‘세종투자개발’이라는 회사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 이 회사는 세종대학교 재단인 대양학원이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대양학원은 세종투자개발을 사립학교법상의 수익사업체로 등록하지 않고 있으며, 이 때문에 세종투자개발의 수익을 학교에 분배하지 않더라도 교육부 감사 등을 통한 제재가 불가능하다. 단지 세종투자개발이 수익의 일부만을 매년 기부금 형태로 대양학원에 전출하고 있을 뿐이다.
2009년에 세종호텔 회장에 취임하여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노조탄압을 자행한 전 대양학원 이사장 주명건은 대양학원 설립자 주영하의 아들로, 2004년 사학비리로 대양학원 이사장직에서 해임된 전적이 있다. 이후 주명건은 2013년에 대양학원 이사로 복귀했는데, 2019년에도 사학비리로 이사에서 해임되었다. 주명건은 자신의 측근인 이사장과 이사들을 통해 여전히 대양학원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호텔 경영자문, 인력공급, 식자재 납품을 하는 회사들의 지분을 소유하고, 세종투자개발과 그 산하 회사들에 자신의 가족 및 측근들을 이사 또는 대표이사로 앉히는 방식으로 세종호텔을 지배하며 이익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세종호텔 노동자 정리해고 문제의 책임은 주명건과 대양학원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10.13 세종호텔 노동자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 선전전
10월 13일의 세종대 앞 공동 선전전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교육기관이라는 사학재단이 노동자들을 악랄하게 탄압하고 수익사업체 수익을 교육에 쓰지 않고 있다는 점과 대양학원의 사학비리를 폭로하고, 주명건과 대양학원이 세종호텔 정리해고 문제의 책임자임을 폭로하면서 이들에 대해 세종호텔 해고자들을 즉각 복직시킬 것을 요구한다는 취지로 진행되었다.
이 날 선전전의 첫 발언은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고진수 지부장의 발언이었다. 고진수 지부장은 주명건은 세종대학교가 매번 비리 사학으로 이름을 올릴 때마다 그 중심에 있었고, 설립자인 부모의 권력을 등에 업고 학교에서 온갖 전횡을 저질러 왔으며, 사학비리로 쫓겨난 것만 두 번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세종호텔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구조조정, 정리해고를 당하고 그 빈자리는 하청 비정규직으로 채워졌으며, 이를 통해 주명건은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다고 고진수 지부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고진수 지부장은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문제는 결국 세종대 학생들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학생들도 학교를 졸업하면 노동자가 되는데, 비정규직 일자리만 있어서 어떤 희망이 있겠냐는 것이다. 학교도 학생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행정법원 1심 소송에서 주명건의 이사 해임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진수 지부장은 세종대 학생들이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 줄 것을 요청하였다.
다음으로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성두현 대표가 발언하였다. 성두현 대표는 세종호텔의 노동자탄압과 세종대의 사학비리를 거론하며 그 책임은 대양학원 전 이사장 주명건에게 있다고 했다. 성두현 대표는 특히, 세종호텔의 노동자 탄압이 그야말로 백화점식으로 다양하게 이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탄압의 사례로 성두현 대표는 주명건이 어용노조를 만들고 성과연봉제와 외주화를 이들과 합의했던 것, 민주노조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탈퇴 종용, 회유, 협박, 강제전보 등으로 탄압한 것, 기존의 정규직들을 해고하고 그 자리를 자회사 비정규직으로 대체한 것, 코로나19를 핑계로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식음료사업부를 폐지한 것, 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을 일방적으로 정한 것, 해고 대상자 선정 시험에 응하지 않은 노동자들을 해고한 것을 들었다. 그러면서 성두현 대표는 10년 사이에 정규직 노동자 수가 10%로 줄어드는 회사가 어디 있냐면서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발언을 하였다. 또한 성두현 대표는, 이미 두 차례나 사학비리로 해임이 된 전적이 있는 주명건은 사학비리의 대명사이며 이사가 될 자격이 없다고 꼬집으며, 주명건을 비호하는 수구세력과 법조계를 비판했다. 덧붙여서 성두현 대표는, 교육을 한다는 학교법인이 노동자 탄압을 하는 것은 목불인견의 위선이라고 하면서, 노동자 탄압과 사학비리의 원흉인 주명건은 당장 세종대를 떠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세종투자개발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대양학원이 정리해고를 책임지고 철회해야 하며, 세종대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연대를 요청하였다. 마지막으로 성두현 대표는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에서도 세종호텔 해고자들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연대투쟁해갈 것이며 주명건에 대해서도 계속 폭로해갈 것이라는 말과 함께 발언을 마무리하였다.
그 다음으로,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황종원 사무국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황종원 동지는 세종호텔은 세종대를 운영하는 대양학원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수익사업체이고, 세종대에서 이사장을 지낸 주명건이 세종호텔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노동탄압에 맞선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황종원 동지는 객실이 300개가 넘는 4성급 호텔에서 정규직이 10년 사이 확 줄어든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황종원 동지는 세종호텔의 외주업체들의 상당수는 주명건의 측근이 대표를 맡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주명건이 측근들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면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주명건이 정리해고를 하는 진짜 이유는, 호텔을 자기 말 잘 듣는 사람들로만 채워서 착취하기 좋은 일터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황종원 동지는 꼬집어 말하였다. 마지막으로 황종원 동지는 주명건과 그 측근들이 사라져야 세종대도 세종호텔도 잘 돌아갈 것이고 힘주어 말하였다.
이어서 세종호텔지부 교육선전부장 정혜진 동지가 발언하였다. 정혜진 동지는 정리해고 당사자로서, 사측이 자행한 정리해고의 부당함 및 노동자 탄압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정혜진 동지는 사측이 코로나19를 핑계로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었음에도 노동자들은 여전히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세종호텔 사측을 규탄했다. 그리고 노동자들을 억압하면서 서비스의 수준은 낮추는 식으로 정리해고 명분만 쌓고 있는 세종호텔 사측의 기만성을 고발했다. 이어서 정혜진 동지는, 세종호텔 사측이 해고 회피 노력을 다 하였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2,500억 원이 넘는 자산 중 겨우 4억5천만 원 정도의 골프 회원권 하나를 매각했다고 말했다.
다음 발언은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회원 진태제 동지의 발언이었다. 진태제 동지는 주명건은 사학비리로 두 번이나 쫓겨난 인물인데, 이러한 주명건이 세종대와 세종호텔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사학비리의 표본이라고 지적하였다. 진태제 동지는 주명건이 세종호텔을 뒤에서 실질적으로 지배하며 개인적인 이득을 챙기고 있고, 사학재단이 수익사업을 벌이면서 실제로는 그 수익을 교육이 아닌 주명건 일가와 그 측근들의 재산증식 수단으로 쓰고 있다면서, 그것 때문에 학생들은 과도한 등록금 부담 등으로 고통 받고 노동자들은 착취와 해고로 고통 받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사학비리는 근본적으로 주씨 일가와 같은 몇몇 개인이 사학재단을 사적으로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학재단을 국유화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학생들, 그리고 교직원을 포함하여 대양학원과 관련되어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운영위원 민현기 동지가 발언했다. 민현기 동지는 2010년대 초에 반값 등록금 운동이 전개될 때에도 세종대는 겨우 1,000원을 인하하여 서울지역 사립대학들 중 등록금을 가장 적게 인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명건의 사학비리에 대해 폭로하였다. 세종호텔 운영사인 세종투자개발의 배당가능 이익금 중 대양학원으로의 배당실적이 전혀 없었고, 그 와중에 주명건과 그의 아버지 주영하 등은 세종투자개발 및 출자회사의 회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거액의 보수를 지급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주명건이 2019년에도 사학비리로 해임되었는데 이것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한 것은 뻔뻔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민현기 동지는 대양학원은 명색이 교육재단인데 악랄하게 노동자들을 탄압한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민현기 동지는, 세종대 청년들과 세종호텔 노동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주명건과 대양학원이 세종대를 영영 떠나야 한다고 외쳤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선전전은 참여자들의 열띤 발언으로 힘차게 이루어졌다. 참여자들은 세종호텔 노동자 정리해고 문제의 책임을 주명건과 대양학원에 물으면서, 이들에 대한 분노를 발언과 구호에 담아내었다. 세종대 정문을 지나는 학생들과 시민들은 지나가면서 선전전 모습을 보기도 하고, 선전전 참여자들이 나눠주는 유인물을 받아가기도 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에서는 세종호텔 노동자 정리해고가 철회될 때까지 계속해서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해나갈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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