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와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을 ‘광장 대선후보’로 지지하는 내용의 단일화 공동선언을 발표하였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에서 “내란의 완전한 종식과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 이재명을 “광장 대선후보”로 선정하고 지지를 선언한다고 하였다. 시민연대와 이들 5당은 5월 9일에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제정당 연석회의’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사실상 이것을 만들자마자 이재명으로 단일화를 한 것이다.
시민연대의 이재명 지지는 매우 잘못된 행동이다. 지난 겨울 내내 광화문, 여의도, 한남동, 남태령 등지에서 투쟁했던 민중들은 윤석열 퇴진과 내란의 철저한 진압, 그리고 자신의 삶의 절박한 문제들의 해결을 원하며 투쟁에 나섰던 것이지 더불어민주당의 집권을 위해 투쟁한 게 아니었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은 자본가 정치세력으로서 자본주의로부터 비롯된 민중들의 절박한 삶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는 세력이다. 이재명은 대선을 앞두고 이런 계급적 실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재명은 지난 2월 18일 “민주당은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 보수”라고 밝혔고, 5월 8일에는 경제단체들과의 간담회에서 “경제 살리기 중심은 기업”이라는 내용의 발언을 하는 등 친자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진보세력 내에서는 윤석열 친위쿠데타 이전부터 민중들의 투쟁을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수렴하려는 민주대연합 흐름이 있어 왔는데, 시민행동의 이재명 지지는 이러한 민주대연합 흐름에서 나온 것이다. 민중의 삶의 문제 해결을 위해 자본주의 자체와 투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민주대연합은 이러한 투쟁을 가로막고 자본가 정치세력에 대한 환상을 유포하며 진보정치에 해악을 끼친다. 진보를 자처하는 조직인 시민연대가 자본가 정치세력의 대선후보 이재명에 대해 ‘광장 대선후보’라는 포장지를 씌워주고 지지하는 것은 이런 민주대연합에 정확히 들어맞는 것으로, 진보세력이라면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특히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에서는 이번 대선과 관련해서 정치 방침을 결정하지 않기로 한 바 있는데도, 비상행동에 참여하는 일부 세력이 만든 시민연대는 ‘광장’이라는 표현을 이름에 넣어, 마치 자신들이 광장에 모인 민중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처럼 교묘하게 포장하면서 이재명을 지지하는 행동을 하였다. 특정의 정치방침을 정하지 않기로 한 광장의 합의를 어긴 채로, 마치 이재명 지지가 민중들의 뜻인 양 호도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내란 청산을 위해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진압에서 불철저한 태도를 보여 왔고 대선 이후에도 그러한 태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러한 주장은 근거 없는 것이다.
한편, 이번 이재명과의 단일화를 통해 진보당의 사이비 진보세력으로서의 추한 실체가 더욱 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시민연대와 5당의 공동선언문이 발표된 바로 그 날, 진보당 김재연은 예비후보를 사퇴하며 이재명 지지를 선언하였다. 본후보 등록을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매우 빠른 사퇴를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대종 농민진보당 대표가 반대하며 대표직을 내려놓고 진보당 전북특별자치도당도 김재연 사퇴 반대 입장을 내는 등 진보당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나올 정도이다. 이런 진보당의 더불어민주당 추종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진보당은 지난 제22대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에 들어가는 노골적 배신행위를 했고, 82명의 지역구 후보를 출마시켜 놓고 그 중 61명이 더불어민주당과 단일화하여 사퇴하는 유례없는 일을 벌였다. 이번 대선에서도 진보당은 ‘더불어민주당과 단일화하려고 출마한’ 셈이 되었다. 김재연의 사퇴와 이재명에 대한 지지는, ‘진보’라는 간판을 걸어 두고 실제로는 자본가 정치세력을 추종하는 사이비 진보세력 진보당의 실체를 더 확실하게 확인시켜준 일이다. 더 이상 이들이 진보를 참칭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아직까지는 더불어민주당 집권시 그 정권에 진보세력도 참여해야 한다는 ‘민주진보연립정부’ 주장은 나오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이재명 지지로 노골화되고 있는 민주대연합 흐름이 민주진보연립정부론까지 가게 될 경우, 이는 진보세력에게 최악의 결과가 될 것이다. 진보세력의 자본가정권 참여는 자본가정권에 대한 환상을 유포시키고, 자본가정권의 계급적 성격에 손발이 묶여 민중들에 대한 지배계급의 지배가 강화되게끔 한다. 그렇게 되면 안 그래도 취약한 상태의 진보세력은 정체성이 붕괴되어 완전히 몰락하게 될 것이다. 진보세력은 민주대연합과 민주진보연립정부론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하며 싸워야 한다.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의 이재명 지지를 강력히 비판한다! 사이비 진보세력 진보당은 더 이상 진보를 참칭하지 말라! 민주대연합과 민주진보연립정부론에 단호히 맞서 싸우자!
2025년 5월 11일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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