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는 날이 갈수록 폭등하는데 청년들은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하물며 주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청년 여성들의 경우, 안전에 대한 우려가 비교적 적은 청년 남성들보다 소득 대비 더 많은 주거비를 지출하고 있어 더더욱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주거침입, 스토킹 등 1인 가구 여성을 겨냥한 끔찍한 범죄 소식이 매일같이 들려오고, 저렴한 주거지일수록 대부분 치안이 좋지 않아 범죄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혼자 사는 여성들이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집에서도 늘 불안함에 떨어야 하고,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집에 살기 위해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주거비로 지출해야만 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청년 여성들이 겪는 주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투쟁하기 위해,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주최 “여성들의 삶의 문제 해결하라! 릴레이 오픈마이크”의 2회차 주제는 “여성 주거 문제”로 진행됐다. 2회차 오픈마이크는 지난 8월 23일, 1회차와 동일하게 혜화역 인근에서 진행되었고 사회는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회원인 황종원 동지가 맡았다. 이번 2회차 오픈 마이크에는 1회차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고, 세 차례 생생한 현장 발언도 나왔다. 참가자들의 발언 영상은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페이스북에 게시될 예정이다.

여는 발언. “여성들이 주거비에 더 지출하는 이 돈은, 여유가 있어서 더 지출하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안전과 생존을 위한 돈, ‘목숨 값’입니다.”―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여성해방운동형성사업팀 김민재 팀장

여는 발언을 맡은 김민재 동지는 1인 가구 여성들은 안전 문제로 인해 집을 구하는 순간부터 온갖 불편을 겪는 것도 모자라, 안 그래도 비싼 주거비에 안전을 위한 비용을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민재 동지는 혼자 사는 청년 여성들이 주거 안전 문제 때문에 같은 조건의 남성보다 주거비를 월 17만 원 더 지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하면서, 청년 여성들에게 월 20만 원 주거 안전 보조금을 지급할 것을 당당하게 요구하자고 발언했다. 또한 여성들이 폭력과 범죄로 인한 공포 때문에 남성보다 주거비를 더 많이 지출하는 문제는 단지 감정이나 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생사가 걸린 먹고사는 문제와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주거 문제를 포함하여 여성 폭력에 대한 해결을 요구하는 투쟁을 여성들의 삶의 문제 해결 투쟁과 결합시켜 함께 싸우자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언. “여성을 노리는 각종 주거지 기반 범죄와 폭력… …여성들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입니다.”―대학생 발언자 박수정 동지

두 번째 발언자인 박수정 동지는 자취 경험은 없지만 기사와 SNS, 주변 친구들을 통해 혼자 사는 여성이나 여성의 귀갓길을 노린 범죄 및 폭력 문제를 많이 접해왔고, 본인도 안전에 대한 우려로 인해 여러 번 고민 끝에 자취를 시도하지 못했다고 한다. 여성들이 주거 안전을 위협받는 문제를 얘기하면 ‘여성들이 겪는 문제는 여성들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반응이 돌아오거나, ‘한국 사회의 치안 수준을 떨어뜨리는 문제’라고 말해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여성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수정 동지는 실제로 일어났던 여성 대상 주거지 기반 범죄 사례를 예로 들며 이런 사건들을 남의 일처럼 여기지 않고, 같이 공감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세 번째 발언. “독립을 하고 싶어도, 꿈꾸는 대학을 선택하고 싶어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장벽이 더 높아지고, 그 장벽은 그저 우려가 아니라 실제로 범죄 위험과 주거비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나타납니다.”―학생 발언자 남궁연 동지

남궁연 동지는 원래 독립해서 타지에 있는 학교로 진학하길 원했지만 “세상이 너무 무섭다”라는 부모님의 반대로 집에서 통학 가능한 학교로만 지원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부모님의 걱정은 착각이 아니라며 청년 여성 1인 가구가 남성 1인 가구에 비해 범죄 피해율이 높다는 통계와, 타지에서 자취를 하는 친구의 증언 등을 근거로 들었다. 남궁연 동지는 주거 선택과 일상에서 성별과 계급 요인이 뚜렷하게 작용한다는 연구가 있는데, 그 내용 중 여성들은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결과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진다는 지점에서 가장 큰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따라서 청년 여성의 주거 안전을 사회가 보장해야 하고, 여성들의 주거 안전 문제로 인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들에게 월 20만 원의 주거 안전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네 번째 발언. “여성들에 대한 주거 안전 보조금 20만원 지급을 요구하면서 안전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인식하고 더 나아갑시다.”―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회원 이재환 동지

세 번째 발언이 끝나고, 현장 발언이 두 차례 연달아 있었다. 먼저 현장 발언을 신청한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회원 이재환 동지는 과거 대학 시절을 회상하며 똑같이 자취하는데 부모님이 여동생은 더 비싼 집을 지원해 줘서 어린 마음에 내심 서운했던 적이 있었지만, 살다 보니 부모님의 편애나 여동생의 욕심이 아니라 여성인 동생의 안전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재환 동지는 훌륭한 사회란 마치 부모님의 마음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주거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여성들에게 주거 안전 보조금 2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는 사회 구성원들의 안전보다는 오직 이윤만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여성 주거 안전 보조금 지급 요구와 동시에 자본주의의 한계를 인식하고 더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다섯 번째 발언. “다수의 여성들이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죽음으로 내몰리는 문제를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됩니다.”―공연예술노동자 심지후 동지

이어서 공연예술노동자 심지후 동지가 현장 발언자로 나섰다. 심지후 동지는 오픈마이크에서 외치는 구호나 요구들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롭고 절실한 요구인 것 같다는 소감과, 최근 본인이 집을 구하면서 느낀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얘기했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은 분명히 사회가 책임져야 될 문제인데 개인한테만 떠넘겨지는 것이 의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다수의 여성들이 너무 많은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고 실제로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문제를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 이런 현실을 뒤집어엎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심지후 동지는 이번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 지원사업이 물가 폭등으로 민중들의 삶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인 것처럼, 청년 여성들에게 월 20만 원의 주거 안전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했다.

마무리 발언. “주거 문제를 시작으로 모든 삶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되고, 결국에는 자본주의와 맞서서 투쟁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여성해방운동형성사업팀 조분이 팀원

약 7년 정도 자취를 했었다는 조분이 동지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느라 경제적인 문제로 늘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다면서, 본인이 겪었던 경험 등을 토대로 청년 여성들이 처한 주거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조분이 동지는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더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안전을 위해 주거비를 더 많이 지출할 수밖에 없도록 내몰리는 현실이 부당하다고 토로하며, 이러한 현실은 여성 개인들이 감당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에 청년 여성들에게 주거 안전 보조금을 마땅히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여성들이 주거 문제뿐만 아니라 일자리, 폭력 문제를 비롯하여 삶의 문제 전반의 해결을 당당하게 요구해야 하고, 그 문제들이 해결되려면 결국 자본주의에 맞선 투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분이 동지는 “청년 여성들에게 월 20만 원 주거 안전 보조금 지급하라!” 구호를 외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청년 여성들에게 월 20만 원의 주거 안전 보조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투쟁하자!

2회차 오픈마이크는 “여성들이 요구한다, 여성 주거 안전 문제 해결하라!”, “청년 여성에게 월 20만 원 주거안전보조금 지급하라!”, “쫓아가서 주거침입 창문으로 주거침입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여성 주거안전 문제 해결하라!”, “안 그래도 비싼 월세 여성들은 더 힘들다 청년 여성에게 주거안전보조금 지급하라!”는 구호를 참가자들이 함께 외치며,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여성들의 삶의 문제 해결하라! 릴레이 오픈마이크”의 다음 회차인 3회차 주제는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로, 9월 13일 토요일 동일 장소(혜화역 2번 출구 인근, 마로니에 공원 앞 인도)에서 진행된다. 남은 3회차, 4회차 오픈마이크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