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저녁 7시 30분부터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사무실 교육장에서는 사회주의노동운동사 강좌가 시작되었다. 교육장을 가득 채운 12명의 학생들은 사회주의노동운동사 학습에 대한 열의로 충만하였다.
20주제, 10강으로 이루어진 사회주의노동운동사 강좌
사회주의노동운동사 강좌는 총 20가지 주제를 10강에 걸쳐 진행한다. 첫 강의의 주제는 1. 산업 프롤레타리아트의 형성과 주체적 발전, 2. 공상적 사회주의였다. 전체적인 강좌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 1강 | 11월 4일(금) : 1. 산업프롤레타리아트의 형성과 주체적 발전 / 2. 공상적 사회주의
- 2강 | 11월 11일(금) : 3. 과학적 사회주의의 출현 / 4. 1848~1849년 유럽의 혁명들에서의 노동자계급(프랑스를 중심으로)
- 3강 | 11월 18일(금) : 5. 제1인터내셔널의 창립 / 6. 제1인터내셔널의 주요 활동
- 4강 | 11월 25일(금) : 7. 파리콤뮨 / 8. 대중적 사회주의 정당의 성장
- 5강 | 12월 2일(금) : 9. 제2인터내셔널 / 10. 수정주의의 등장과 기회주의적 경향의 강화
- 6강 | 12월 9일(금) : 11. 아나코생디칼리즘 / 12. 러시아 1905년 혁명
- 7강 | 12월 16일(금) : 13. 제국주의전쟁에 대한 세 가지 태도-사회국수주의, 중앙주의, 국제적인 혁명적 사회주의 / 14. 제2인터내셔널의 붕괴와 이후 행보
- 8강 | 12월 23일(금) : 15. 러시아 10월 사회주의혁명 / 16. 제3인터내셔널의 창립
- 9강 | 12월 30일(금) : 17. 제3인터내셔널과 민족해방투쟁 / 18. 제3인터내셔널과 반파시즘투쟁
- 10강 | 1월 6일(금) : 19. 스탈린주의와 그 비판 / 20. 사회주의노동운동의 새로운 대안
강좌에 앞서 간략하게 진행된 입학식
11월 4일은 강좌 첫날이기 때문에 강좌에 앞서 간략한 입학식이 있었다. 입학식은 강좌 간사를 맡고 있는 황정규 사무처장의 사회로, 강좌 취지소개, 강사 인사, 학생들의 자기 소개 순으로 진행되었다.
강좌 취지 소개 순서에서는 이미 포스터와 웹자보 등에 나온 취지를 다시금 설명하였다. 그에 따르면 사회주의노동운동사 강좌는 과학적 사회주의의 성립, 전개 과정을 역사적으로 검토하여 사회주의노동운동의 발전을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며, 운동에 실제 참여하는 분들은 역사 속의 교훈을 실천에 반영함으로써 자신의 활동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회자는 사회주의노동운동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역사를 검토함으로써 과학적 사회주의에 대해 쉽게 접하게 한다는 점도 강좌 취지로 들었다.
강좌 취지 소개 다음에는 강사를 맡은 성두현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대표의 인사가 있었고, 그 후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 학생들은 강좌를 듣게 된 계기와 다짐을 다양하게 말했다. 한 노동자 수강생은 사회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 잘못된 문제가 반복된다고 생각하여 강좌를 듣게 되었다고 말했다. 사회주의 역사를 연관성 없게 이해했는데 이번에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려고 한다거나 활동을 하면서 사회주의노동운동의 역사의 필요성을 느껴 수강신청을 했다는 등 자신의 활동과 연관하여 강좌를 듣게 되었다는 수강생들도 있었다. 또 다른 수강생은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노동자인데 그런 노동자의 투쟁 역사를 생생하게 배워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고, 엘리트가 사회주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자신의 의식을 각성하여 만드는 게 사회주의라고 생각하는데 그 역사적 과정을 공부해보고 싶다고 한 수강생도 있었다. 이번 강좌에는 대학생들도 다수 수강신청을 하였다. 한 대학생 수강생은 사회주의 논쟁사에 관심이 있던 차에 학교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수강하게 됐다고 한다. 다른 대학생 중에는 좌파사상에 관심 있어 수강신청을 했다거나 학교 학회에서 맑스를 접하고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졌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1강, 과학적 사회주의 등장의 전사로서 산업 프롤레타리아트의 형성과 주체적 발전과 공상적 사회주의에 대해 공부하다.
입학식이 끝난 후에는 1강 강의가 곧장 이어졌다. 강의 첫머리에서 성두현 강사는 민중의 삶이 계속 악화되고 있고, 여기에 더해 미 연준이 가파르게 금리를 인상하고 양적 긴축을 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경기후퇴가 본격화되어 민중의 삶이 더욱더 위협받고 있는데, 이러한 시기에 자본주의의 대안인 사회주의에 대해 학습하는 것은 매우 현실감이 있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 다음으로 다시 한 번 강좌 취지를 강조한 후 학생 분들에게 꾸준하게 강좌에 참여해주기를 당부한 후 1강 본주제로 들어갔다. 1강은 과학적 사회주의 등장의 전사로서 산업 프롤레타리아트의 형성과 주체적 발전과 공상적 사회주의에 대해 공부하였다.
성두현 강사는 1강에서는 과학적 사회주의의 출현의 전제들이 어떻게 축적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고 하면서 하나하나의 사실보다 이 맥락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1장 산업 프롤레타리아트의 형성과 주체적 발전’에서 성두현 강사는 자본주의가 봉건사회 태내에서 형성되어 점차 봉건사회를 해체하며 등장하였고 그 과정은 생산자가 생산수단으로부터 분리되는 과정임을 설명했다. 또한 노동자계급은 자본주의의 출현과 동시에 투쟁을 시작하였고, 매뉴팩쳐 단계에서 노동자들이 우애조합, 동료조합을 만들고, 파업·폭동의 형태, 도망의 형태로 투쟁하였다고 강조하였다. 이 단계에서 매뉴팩쳐의 규모는 기계제 대공업에 비해 규모가 작았고, 자본가의 노동자 지배력도 약했다. 기계제 대공업의 시기에 산업 프롤레타리아트가 형성되었고 기계제 대공업에 의해 생산자는 생산수단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고 노동자계급은 집중화된 사회집단으로 등장하게 되었다고 강조하였다. 이어 성두현 강사는 산업혁명 초기 단계에서 경제투쟁과 파업이 급속히 확대되고 경제파업이 확산되면서 정치투쟁도 발생하기 시작하였다고 강의하였다. 당시 특징적인 투쟁 중 하나인 러다이트 운동을 다루면서 이 투쟁은 겉으로는 기계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났지만 최저임금제 보장 요구, 여성 및 연소 노동에 대한 착취 제한 요구, 대중적 민주주의 운동의 요소 등 선진적 측면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1824년 단결금지법이 폐지된 후 노동조합이 본격적으로 출현했을 뿐만 아니라 점차 프롤레타리아트가 정치적으로 독자적인 세력으로서 자각하는 모습이 나타났는데, 성두현 강사는 그 예로 영국의 차티스트운동, 리용의 봉기, 실레지아 직조공들의 폭동을 들었다. 이러한 설명 과정에서 성두현 강사는, 카우츠키 같은 사람은 노동운동과 과학적 사회주의가 각각 따로 발생하고 이것이 결합해서 사회주의노동운동이 출현한 것으로 잘못 파악하는데 이것은 틀렸고, 과학적 사회주의 자체가 이미 발전한 노동운동을 의식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령 맑스는 실레지아 직조공들의 폭동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2장 공상적 사회주의’에서는 과학적 사회주의 이전에 등장한 오웬, 푸리에, 생시몽과 그 추종자들의 사회주의 사상인 공상적 사회주의에 대해 강의하였다. 성두현 강사는 당시의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이 개인적으로는 자본주의의 모순에 분노한 매우 훌륭한 인물들이라고 설명하였고 그들이 주장한 사상이 상당수 과학적 사회주의로 계승되었다고 설명했다. 가령 ‘사회주의’라는 말 자체를 오웬주의자들이 처음 고안하였고, 도시와 농촌의 적대적 관계 폐지 역시 오웬의 주장이었다. 또한 오웬은 교육과 체육, 노동의 결합을 주장한 첫 인물이었다. 푸리에는 ‘노동할 권리’를, 생시몽은 모든 인간에 대한 인간의 착취 폐지를 주장했다. 이런 사상이 과학적 사회주의로 계승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성두현 강사에 따르면 그들의 사상은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비이성적인 상태로 보고 계몽주의적 사고와 같이 여전히 이성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접근했다. 따라서 그들에게 사회주의를 실현할 주체는 딱히 노동자계급이어야 할 이유가 없고,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이성적으로 계몽된 사람이었다. 노동자들은 구원되어야 할 대상일 뿐이었다. 그들이 이런 역사적 한계를 나타낸 것은 당시에 아직 노동자계급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한편 성두현 강사는 과학적 사회주의가 편협하지 않은 사상으로 현실의 노동자 운동 속에서 나온 것이며 앞선 공상적 사회주의 사상의 가장 선진적 측면들을 계승하면서 그 한계를 극복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의 후에는 간략한 질의·응답 및 토론이 진행되었다.
한 수강생은 한국에 사회주의자의 수가 적고 진보 운동 내 계파 간 싸움이 심한데, 진보세력의 단결을 통해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해가는 게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성두현 강사는 한국에서는 노동자들의 의식을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이 너무 없고, 그러다 보니 노동자들이 자본주의를 극복할 주체로 형성되지 못하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과거 노동운동에서는 ‘노동자들에게 힘이 있다’는 식으로 노동자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하는 사업들을 했는데 요즘은 그런 사업을 거의 안 하고 있다면서, 단결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단결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라는 이야기도 하였다.
다른 수강생은 강의 내용 중 푸리에가 역사에 변증법을 적용하여 사회사의 과정을 네 개의 발전단계로 나누었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것이 과학적 사회주의에서의 변증법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성두현 강사는 푸리에가 말한 것과 과학적 사회주의의 변증법은 같은 것은 아니며, 역사를 네 개의 단계로 나누어서 발전과정을 거쳤다고 본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모든 사물은 내적 모순에 의해 변화요인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 변증법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성두현 강사는 수강생들에게 공상적 사회주의의 긍정적 측면은 무엇일지를 토론거리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은 그 당시 사회적 약자들의 처지에 분노하였던 것이며, 잘못된 현실에 체념하지 않고 분노한 것은 훌륭한 것이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대대적인 사회주의 학습운동을 만들자!
11월 11일에 진행되는 2강에서는 3. 과학적 사회주의의 출현과 4. 1848∼1849년 유럽의 혁명들에서의 노동자계급(프랑스를 중심으로)를 공부한다. 진지하게 학습에 임한 학생들은 이후 강의도 열심히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주의노동운동사는 역사를 통해 과학적 사회주의의 핵심을 학습하고 역사적 교훈을 우리의 실제 운동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학습활동은 사회주의 운동의 역량을 확대,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현재 사회주의, 진보운동 내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사회주의 학습을 체계적이고 충실하게 진행하는 분위기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고 체계적인 학습활동이 전개될 때 사회주의 운동이 성장하고 제대로 된 사회주의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 사회주의, 진보운동 내에서 사회주의 학습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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