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비상계엄으로 민중들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곳곳에서 강력한 투쟁이 전개된 지난 겨울, 민중들은 윤석열정권을 몰아내는 것과 더불어 악화되어 온 자신의 삶의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을 원했다. 그러한 열망으로부터 비롯되어진 조기 대선임에도 놀랄 만큼 민중들의 악화되고 있는 삶이나 민중들이 거리에서 외친 요구 등이 얘기되지 않았다. 또한 이재명이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긴 했지만 민중들이 흔쾌하게 윤석열정권의 대안으로 여기지는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주의, 진보세력은 더불어민주당과 다른 대안사회상을 민중들에게 적극적으로 제시하면서 대안으로 등장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는 2023년 5월 윤석열정권 퇴진 투쟁을 전개하면서 이미 발표되었던 과도적 요구 중 당시 정세에 특히 부합하는 요구들을 모아 9대 요구로 발표하였다. 이러한 9대 요구를 중심으로 윤석열정권 이후 대안적인 사회상을 제시하고자 6월 19일, <윤석열정권 퇴진 9대요구 오픈세미나>가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사회는 민현기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정책위원이, 발제는 김민재 정책위원장이 맡았다.

김민재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정책위원장은 업데이트된 9대 요구 서문을 통해 현시점에서 9대 요구가 가지는 의미 등을 얘기하면서 발제를 시작하였다. 2023년 5월 9대 요구를 발표할 때에도 박근혜정권 퇴진 투쟁 때의 경험과는 달리 윤석열정권 퇴진 투쟁은 민중들의 삶의 문제가 해결되고 민중들의 삶이 실제로 나아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고, 역사적 흐름을 고려할 때 민중의 삶의 문제 해결이라는 과제가 이번에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진보세력이 윤석열정권 이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들은 새로운 대안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대표적인 예시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사회대개혁 요구를 들었다. 사회대개혁 요구는 전체적인 상에 대한 토론 없이 분야별로 각 참여단체들이 평소 제기하던 요구들을 백화점식으로 정리한 결과이며, 정치적 내용이 대체로 자유주의 수준에 머물렀고, 이러한 요구들이 민중을 주체로 세우는 투쟁 요구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 야당 대선후보에게 제안하기 위한 정책 요구로 정리된 점을 지적하며 이제는 완전히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중의 삶의 문제 해결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실한 과제이고 민중의 삶을 악화시키는 근본 원인은 자본주의이므로 사회주의, 진보세력은 민중의 절박한 삶의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는 투쟁과 자본주의와 싸우는 투쟁을 결합시키며 민중의 삶이 실제로 바뀔 수 있는 과감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현재 민중들의 주체적 상태가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의식과 행동에는 이르지 못하므로 이 주체적 상태를 빠르게 발전시켜 객관적 위기에 조응하는 주체적 상태와의 간극을 이어주는 가교의 역할을 하는 과도적 요구가 필요하며, 그러한 과도적 요구의 성격을 갖는 9대 요구는 그 자체로는 자본주의의 틀을 벗어나는 요구는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이러한 요구로 발전해가려는 전망 속에서 제출되는 요구라고 짚었다. 또한 이재명정권은 자본가정치세력으로서 최근 친자본 본색을 노골화하는 등 민중들이 삶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낼 것이고, 사회주의, 진보세력은 이러한 한계를 정권 초기부터 폭로하고 과도적 요구를 제기하면서 민중들의 삶의 문제가 해결되는 뚜렷한 대안을 민중들에게 보여주며 대안세력으로 등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9대 요구와 같은 과도적 요구가 의미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본격적으로 9가지 요구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1. 물가인상 반대, 물가인상과 연동하여 노동자 임금 인상하고 물가인상보전금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라!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2020년부터 민중들은 경제상황 악화와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많은 희생을 치루면서도 코로나19가 잦아들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실제로 코로나19가 잦아들자 찾아온 것은 가혹한 물가폭등이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이 실시되면서 전세계적인 경기후퇴가 시작되었으며, 최근에는 트럼프의 관세 폭등 등으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 점을 짚었다. 이러한 물가폭등의 근본원인은 2020년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에 대해 자본가정부들과 중앙은행들이 자본주의 체제를 구하기 위해 저금리와 무제한적 양적 완화 조치를 취한 것인데, 이는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을 급등시킴으로써 사회적 불평등을 급격하게 격화시킨 것, 즉 민중들을 희생시키면서 소수의 부자들과 자산가들을 살찌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물가폭등의 피해를 민중들이 고스란히 감수할 것이 아니라 이 피해를 만들어낸 잘못된 정책과, 정부, 이들 정책으로 특혜를 본 자산가들에게 책임을 묻고 피해를 보전할 것을 요구해야 하고, 이를 위해 노동자 임금 인상과 물가인상보전금을 당당하게 요구하고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 안정적인 일자리를 사회가 책임지고 제공하라!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현재 쉬었음 청년의 수가 최대치를 기록하고, 서울 청년 실업률이 IMF 이후 최대라는 점을 짚으며, 발전한 생산력으로 필요한 것들을 생산해서 소비하고 모든 사람이 일자리를 갖고 생산에 참여하게 되면 모두에게 충분히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음에도 그렇지 못한 현실을 지적하였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는 교사, 보육교사, 간병인, 생태감시인 등 절실하게 필요한 일자리가 많은데, 이러한 일자리 창출을 바라지 않는 것은 자신들에게서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것이 싫은 자본가들뿐이며, 비정규직화 역시 자본가들에게만 좋은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과 비정규직 철폐를 당당히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는 자본가들과 싸우고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석열과 마찬가지로 이재명도 일자리를 민간이나 기업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자본주의에서는 자본이 늘어나도 이에 비례하여 고용이 늘어나지 않거나 오히려 줄기조차 하는 ‘고용 없는 성장’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장, 기업이 아닌 사회가 책임지고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법으로 보육, 교육, 의료, 생태, 산업안전과 같은 공공부문을 대폭 확대하고, 유망한 산업에 대해 정부가 국영기업 설립 등 직접 투자하고, 노동시간을 주30시간으로 단축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현재 각종 기술과 생산력은 주30시간 이하로 일해도 풍요로운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는데 이를 가로막는 것은 오직 자본가의 이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 은행과 기간산업을 국유화하고 노동자통제를 시행하라!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비정규직의 급속한 확대, 절대적 빈곤층의 빠른 확대의 근본적인 이유는 자본에 의한 노동자계급의 착취 강화에 있는데, 자본이 노동자계급을 착취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바로 자본가들에 의한 생산수단의 사적소유이며, 이가 생산력은 발전함에 따라 생산이 대규모화되고 협업에 기초하게 되어 점점 더 사회화된다는 점과 모순을 빚어 대공황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짚으며, 착취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이미 진행된 생산의 사회화에 맞추어 노동자계급이 성취한 성과를 온전하게 사회화한다는 의미에서 생산수단을 사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한국 경제는 몇 개의 극소수 재벌과 은행이 좌지우지 하고 있으므로 생산수단의 사회화는 가장 고도로 생산의 사회화가 진전된 부분인 은행과 기간산업의 사회화 조치로부터 시작해야 하고, 실제로 2020년 세계대공황이 본격화되면서 금융 부문이 경제위기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은행들이 파산하는 경우 은행에 대해 구조조정과 해고 없는 국유화, 재매각 없는 국유화를 요구하며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회화된 은행, 기간산업은 노동자들이 통제해야 하는데, 이를 통해 노동자들이 직접 경제를 운영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4. 청년부채, 빈곤층의 부채를 탕감하라!

이어서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민중들이 막대한 부채를 질 수밖에 없는 것은 주거, 교육, 생활비 등 기본적인 생계 때문이며, 이러한 사회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조건으로 인해 빚을 져야 한다면 그 빚 자체가 부당하고 잘못된 것으로 저항의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부채의 탕감을 요구해야 하고, 실제 미국에서 투쟁을 통해 학자금 부채 탕감 조치가 발표되는 등의 사례가 있으므로 부채 탕감 요구를 당당하게 요구하자고 덧붙였다.

5. 무상교육, 무상의료 실시하라!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교육, 의료는 인간다운 삶을 위해 사회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기본적인 조건임에도 이를 민중들이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우리나라 청년층의 대학진학률은 엄청나게 높은 상황인데, 사학재단들은 적립금을 쌓아두고도 등록금을 낮추지 않아 노동자들, 청년들이 힘들게 벌어 낸 등록금으로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자본가들의 이윤의 원천이 되는 노동력을 만들어내는 교육비용을 청년 개인이 부담한다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학 기숙사비까지 포함하여 교육이 무상으로 이루어져야 마땅하고, 필요할 경우 대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학재단을 국유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면서 병실 부족 등 한국의 의료 시스템의 문제들이 여과 없이 드러났음을 짚으면서, 사립병원을 국공립화하고 지역별로 국공립의료원을 증설함으로써 공공의료기관을 확대해야 하며, 질병 치료 및 예방에 필요한 모든 의료서비스는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6. 1가구 1주택 초과 소유 주택 몰수,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토지국유화!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집값의 크고 작은 변동이 일어나고는 있지만, 일시적인 등락과 무관하게 토지가격과 집값이 엄청나게 높게 측정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많으나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어가고 새롭게 공급되는 주택의 절반 이상이 다주택 소유자들이 투기용으로 사재기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자본주의에서는 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토지와 주택의 소유자가 아무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자본주의 발전의 성과로 인해 지대와 지가가 상승하는 추세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거문제의 근본 원인은 토지와 주택의 사적 소유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1가구 1주택 초과 소유 주택을 몰수하여 저렴한 임대료에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고, 토지를 국유화할 것을 요구하며 투쟁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7.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 중단, 에너지 관련 기업에 대한 국유화 및 노동자·민중의 통제, 2040년까지 완전한 이산화탄소 배출제로 달성!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에서 전지구 평균 기온의 상승치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제한할 것을 중요 목표로 잡았는데, 이미 작년에 1.55℃가 상승하면서 목표치를 초과할 정도로 기후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심각한 기후위기의 주범은 자본주의인데, 자본주의에서는 이윤을 위해 ‘생산을 위한 생산’을 추구하게 되고, 생산 규모를 항구적으로 확대시키려는 경향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자본주의를 변혁해야 하며, 노동자가 그 중심에 서야 하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50%로 감축하고 2040년까지 완전한 배출제로를 달성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기존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신규 화력발전소의 건설을 중단해야 하며,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로 전면 전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에너지 관련 기업에 대한 국유와 및 노동자 민중의 통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후위기를 불러일으킨 가장 큰 책임은 자본, 그중에서도 특히 발전, 에너지 관련 자본에 있다는 점, 국유화와 노동자 민중의 통제를 통해 체계적인 에너지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며, 특히 최근 석탄화력발전소 폐지로 인한 노동자들이 실업 위기에 처하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8.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자!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국가보안법이 첫째 친미분단독재체제를 보위하기 위한 무자비한 폭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둘째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으며 사회주의 활동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으며, 셋째 근대적 사법체계에서는 허용될 수 없을 정도로 야만적이고 자의적인 내용이고, 넷째 수구세력의 보루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폐지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은 첫째 한반도에서의 냉전체제를 해체하여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전쟁의 위협을 항구적으로 제거하고, 둘째 평화통일의 기초를 확보하게 해주며, 셋째 분단을 구실로 자행된 정치적 억압을 제거하고, 넷째 남한 민중이 주한미군과 미국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게 하여 자주적 의식을 높이고 자주역량의 강화를 가져올 것이고, 다섯째 군비축소를 당면과제로 만들고 군축을 통해 상호군비경쟁을 위해 낭비된 막대한 자원을 노동자 민중의 생활의 질 향상에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여섯째 그동안 짓눌려 왔던 민중의 상상력과 자신감을 고양시키고 민중의 내면적 자기억압을 해체하게 하여 남북한 사회 모두에서 새로운 대안에 대한 민중의 열망을 분출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계속해서 지체되고 있는데, 이를 가로막는 중요한 요인은 냉전 체제 해체 이후에도 동북아에서 강화되는 미국의 패권주의이므로, 북한에게 일방적 양보만을 요구하는 등 미국의 잘못된 태도를 폭로해야 하고, 미국이 진지하게 북한과 관계정상화에 나서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9. 노동자정부를 수립하자!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자본가들과 제국주의자들이 앞서 제기된 요구들에 대해 억압과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어 노동자 민중에게 절박하고 기본적인 요구들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실현되기 어렵다며, 이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과 민중은 투쟁 속에서 스스로를 정치적으로 조직하고 노동자정부를 수립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자신의 권력을 수립해야만 하는 것이고, 이것을 통해서만 노동자계급은 최소한의 삶의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자정부를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의 가장 적극적인 의의는 노동자계급 사이에서 스스로의 권력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식과 의지를 고양시키는 데 있다며, 가령 최근 노동자가 사회적 약자라고 인식하는 등 자본에 한풀 꺾여 들어가는 운동의 관성적 상태를 극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노동자계급 스스로가 자본주의 사회를 타도하고 자신의 권력을 수립하고 사회를 운영해갈 수 있다는 의식과 의지를 갖게 하는 데에서 가장 우선적인 실천적인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노동자정부 수립의 기초가 되는 것은 자본과 제국주의세력에 맞선 자주적인 투쟁과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자주적 조직이며, 그 중에서도 생산현장에서 나타날 자주적인 조직들을 가장 주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의응답 및 토론

발제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청중들은 여러 질문들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한 청중이 에너지 관련 기업의 노동자 통제가 고용 승계 등으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물어보자,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고용 승계가 되지 않는 이유는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한 후에 어떻게 할지를 노동자들이 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므로, 노동자들이 통제하게 된다면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더욱 원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청중은 생산 현장에 나타날 자주적인 조직에 가장 주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질문하였고,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자본가와 자본주의에 맞서 싸워야 하는데, 자본주의의 핵심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이므로 이를 집중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생산 수단이 있는 곳, 즉 생산 현장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사적 소유를 공격하기 위해 생산 현장에서 생산 수단을 노동자들이 통제하고 노동자들이 민주적으로 생산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역사적인 경험들로도 증명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의응답 이후 토론 시간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줄지어 나왔다. 한 청중이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폭격이 일어나는 등 제국주의적 행태가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반제국주의 투쟁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하자 다른 청중들이 한국이 제국주의 국가들과 공모하고 있음을 폭로하고 그 입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과 트럼프의 친자본적인 태도가 제국주의적 면모를 강화하고 있고 경제적 성장 및 생존을 위해 미국에 공모해야 한다는 태도가 우리나라에도 있으므로 미국에 종속되어 있는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제국주의 자체가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이므로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이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과 결합되어야 하고, 최근 세계대공황의 격화로 제국주의 국가간 대립이 격화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반제국주의 투쟁을 노동자 민중들의 투쟁으로 만들어야 투쟁 주체로서의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청중은 물가가 너무 올라서 힘든 상황이라 물가인상 요구가 인상적으로 느껴졌고 노동자민중들에게 호소력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러한 요구를 오히려 진보세력이 제시하기를 머뭇거리고 도리어 후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며 이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떤 것이 있을지 고민이 된다고 말하였다. 이에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진보세력이 민중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요구들을 명확히 제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요구를 제기하는 방식이 단순히 자본가 정부에게 청원하는 모습이 아니라 투쟁과정에서 자본가 정치세력의 실체를 폭로하고 민중들이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윤석열 이후 다른 세상을 보여주겠다는 패기를 보여주는 단위가 줄어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다른 청중은 문재인정권이 자신들이 잘하지 못하는 이유로 박근혜정권의 핑계를 많이 댔던 기억이 있다며 이재명정권도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 같다며 진보세력들이 나아가는 방향을 힘있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청중은 이재명보다 더 진보적으로 나아가는 주장을 하는 진보세력이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담론 자체가 후퇴하여 지원금에 대해 포퓰리즘이라는 수구세력의 공세가 진보세력 내에도 퍼져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진보세력이 진보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진보세력들이 전반적으로 민중들의 삶의 상태나 의식을 보고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협소하게 본인들의 집단 혹은 민주노총 내 정파 구도 등만을 보고 운동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진보세력의 협소한 시야 자체를 극복해야 하고 이러한 점에 동의하는 이들을 모아냄으로써 운동 흐름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청중은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이 25만원 지원금을 주장할 때 진보세력들이 더 나아간 주장을 한 것이 거의 없었고, 권영국 후보의 부채탕감의 경우는 그 이전에 관련한 활동들을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민중들이 그러한 주장을 믿을 이유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담론 자체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하고, 비상계엄 후에도 진보세력이 민중들의 앞에서 투쟁을 이끌어나간 것이 없고 투쟁을 민중들이 다 해왔다며 담론 투쟁과 동시에 민중들을 모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다른 청중은 입법이나 행정 처리 가능 여부에 몰두하면서 운동이 후퇴하는 것 같다며, 성소수자 투쟁도 차별금지법이나 동성혼에만 몰두하고 있는데 성소수자 투쟁 방향에 대한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의 요구를 듣고 싶다고 하자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동성혼을 포함한 다양한 결합 형태 인정, 성별정정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의료적 트랜지션에 의료보험 적용 및 무상화, 법적인 성을 다양한 범주로 확대, 법적·행정적 권리를 직접 국가에 행사, 차별금지법 제정을 과도적 요구로 제기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서 한 청중은 성소수자에 대한 권영국 후보의 공약이 이미 성소수자 투쟁에서 제기하던 수준이다 보니 대통령 후보 공약으로서는 아쉬웠다는 점을 얘기했다. 또한 돌봄 등의 노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노동자들이 통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묻자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돌봄을 담당하는 복지센터 등도 노동 현장이므로 노동자 통제가 당연히 가능하고, 돌봄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문의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하게 되는 것도 자본주의 때문이며,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자리를 사회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와도 긴밀히 연결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청중은 윤석열정권 퇴진 투쟁은 애시당초 잘 되지 못하다가 비상계엄으로 인해 민중들이 분노가 폭발하면서 상황이 바뀌게 된 점을 지적하며 사실상 민중들의 힘으로 정권이 교체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이번 대선에서 민중들의 요구가 반영되지 못했다며, 이재명이 우클릭을 해도 당선이 된 것은 진보세력이 이름만 진보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민중들이 한편으로는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동시에 폭발적인 힘이 있다는 점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며, 지금의 상황에서 앞으로 민중들이 침잠할 수 있지만 자기 요구를 분출할 수도 있는데, 민중이 진출했을 때 실패하면 오히려 정말로 위험한 반동세력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진보세력의 태도를 걱정스럽게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청중들은 구체적인 활동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유효한 대안 세력이 되기 위한 방안이 고민스럽다는 의견, 삶이 힘들어질수록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경향이 생기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9대 요구가 호소력 있게 다가갈 것 같다는 의견, 민중의 일원으로서 투쟁이 발생하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고 그러한 투쟁 과정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결국 제시된 9대 요구와 같은 입장을 거치게 되는 것 같다는 의견, 민중들이 윤석열을 끌어내렸다는 효능감은 느꼈으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효능감은 아직 느끼지 못한 것 같아 이를 돌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 진보세력이 대선이 전부인 것 마냥 생각한 것에 대해 화가 난다는 의견, 답답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같이 운동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마무리 발언

참가자들의 열화와 같은 토론이 마무리되면서 김민재 정책위원장은 광장에 많은 사람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진보세력이 상당 부분 유실한 것 같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여러 자리에서 모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로 오픈세미나를 마무리하였다.

두 시간이 넘도록 오픈세미나에서는 9대 요구의 내용에 대한 질문과 더불어 현재 정세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과 진보세력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들이 나왔다.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는 민중들의 삶이 실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또 그러한 과정에서 민중들이 투쟁의 주체로 나설 수 있고 이를 추동하는 확실한 대안으로서 진보세력이 등장할 수 있게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기세있게 전개해나갈 것이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