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청년사회주의자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지희 동지가 보내주신 의견입니다. 과도적 요구에 대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최근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점점 고양되고 있다. 이제는 카페나 편의점에서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서 빨리 분해가 된다는 빨대들이 플라스틱 빨대 못지않게 많이 보이고 음료수나 물을 사면 병에 붙어있는 비닐을 벗기기 좋게끔 절취선이 그어져 있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화장품 회사들도 자회사의 화장품용기나 내용물이 친환경적이기에 ‘지구를 생각하는’상품이라는 것을 어필하며 광고하는 것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고양된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임계점인 1.5℃을 넘으면 지구가 회복탄력성을 잃고, 광범위하고 심각한 기후재난이 닥칠지 모른다. 임계점을 넘으면 다시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어서 굉장히 심각한 상태이다.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우리는 충분히 그러한 재앙을 막을 수 있고 당장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사회주의대오추진위원회에서 제기한 ‘과도적 요구’는 환경을 위한 개인적인 실천을 북돋우거나 상품생산이 대량으로 이뤄지는 사회에서 친환경 소재로만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는 식의 미봉책들에 비해 훨씬 근본적인 원인과 문제의식을 짚어내면서도 현실적인 대안들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현 시점에 꼭 공론화 되어야하는 요구들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태문제 관련 과도적 요구들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대목은 빈곤한 절반인  35억 명은 단 10%의 탄소만을 배출했으나, 가장 부유한 10%는 절반이나 배출했으며, 가장 부유한 1%에 속한 사람이 하위10% 에 속하는 사람보다 175배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통계였다.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이 어느 집단에게 있는지 명확하게 짚어내 준 통계이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에 해당하는 업체들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7%를 차지한다는 통계도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된 상황의 책임이 자본에게 있다는 점이 명백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렇기에 ‘에너지 관련 기업에 대한 국유화 및 노동자·민중의 통제’는 한시가 빨리 진행되어야 하는 요구라고 생각된다. 자본가들이 계속해서 이윤추구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업체들에서 내뿜는 온실가스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당장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안 되는 심각한 기후위기 상황에 놓여있기에 적극적인 대안을 요구하며 나아가야 한다. 

또한 파리협정에서 합의된, 거의 자본가들의 이해를 대변해주는 듯한 배출권 거래제와 탄소 저감기술을 활용하여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감축분을 상쇄시켜, ‘순제로 (net zero)’  상태로 만들면 된다는, 이미 과거에 실패했을 뿐더러 이윤추구를 포기할 수 없기에 기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식의 허울뿐인 보여주기 식 대안들에 대해 명확히 꼬집어 비판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속이 시원했다. 그렇기에 과도적 요구로 내걸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2010년 대비 50%로 감축, 2050년까지 완전한 배출 제로 달성’은 현시점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실행 가능한 요구라고 생각한다.

‘야간노동 철폐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에너지 소비량 감축’이라는 요구에서는 정말 자본가들이 이윤을 챙기기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고 이윤 외에는 어떠한 문제점에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하게 되었다. 자본가들은 이윤을 위해 노동자들을 야간노동 속으로 몰아넣고 하루 종일 공장을 돌리며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비하여 환경을 오염시키지만 이에 대해 어떠한 문제의식이 없이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이다. 한시가 중요한 일촉즉발의 기후위기 상황에서 이윤보다 훨씬 중요시 되어야 할 것은 생태오염을 최대한 막는 것이다. 그렇기에 야간노동 철폐와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환경을 위해서라도 너무나 당연하게 당장 진행되어야 한다.

석탄화력 발전소 폐쇄 및 건설 중단이라는 요구 또한 현재 굉장히 절실히 이루어져야 하는 요구중 하나이다. 석탄화력 발전소는 온실가스 배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또 2016년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87.1%가 에너지 생산에서 나왔다는 통계를 볼 수 있는데, 현재 생태운동진영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에 석탄화력 발전소 폐쇄와 건설 중단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활동들은 자본가 정권인 문재인 정권에 호소하는 방식(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적인 요인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 생산체제에서는 화석연료가 저렴하고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일명 ‘가성비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기계제 대공업으로 나아가면서부터 지금까지 주 동력원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여기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로 인해 지금의 기후위기 상황까지 온 것이다. 결국 이것도 자본가들의 이윤을 위해서였던 것이다. 따라서 석탄화력 발전소를 없애는 것은 물론이고 더욱 거시적인 관점에서 화석연료가 많이 사용될 수밖에 없는 환경적인 요인, 즉,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철강산업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공법으로의 전환’이라는 요구도 마찬가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존 제철 공법을 수소환원 공법으로 생산방법 자체를 바꾸어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는 앞서 말했듯 자본주의는 가성비가 좋다는 이유로 화석연료를 사용해온 것이기 때문에 역시 본질적인 원인인 자본주의체제 자체를 걸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앞서 말한 화석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그것은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다. 생태문제 해결을 위한 과도적 요구에도 이러한 요구사항이 포함되어있다. 충분히 재생에너지로 100% 교체할 수 있는 기술이 갖춰져 있음에도 자본의 이해 때문에 실행되지 못하고 있던 것이기 때문에 당장 실현할 수 있고, 그렇기에 당장 실행에 옮겨야 하는 일이다.

공공교통의 완전한 공영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의 개편 및 무상화 요구에 대해서도 공감한다. 물론 해가 갈수록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조금씩 상승하고는 있으나, 더욱 대폭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획기적으로 올리고 공공교통 중심이 된다면 지금처럼 개별 교통수단에 의한 교통 혼잡과 에너지 소비, 오염물질 배출 등 생태문제 뿐만 아니라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획기적으로 완화해 줄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대중교통 수단이 친생태적이기까지 하다면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지는 너무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한편 탈핵을 위한 요구에도 공감된다. 핵발전이 굉장히 위험하고 핵폐기물을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골칫거리인 줄 알면서도 계속 기만적인 공론화를 하고 발전시키는 이유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이윤추구를 제1의 목적으로 하는 국가들과 기업들 간의 경쟁이 필연적이기 때문에 얼마나 위험한 폐기물이 나오든 그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작용이 있든 얼마나 생태에 위협적이든 그런 것은 무시해버리면 그만이다. 국가들이 자신들의 힘을 유지하거나 키우려고 하기 때문에 더 치명적인 살상무기를 자본주의 경쟁 논리에 의해서 서로 더 축적하고자 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당장 자본주의를 철폐하진 못하더라도 핵 발전을 중단시키고 공론화를 중단하는 등의 과도적 요구는 당장이라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핵발전은 어떠한 긍정적인 효과도 없다. 핵발전은 계속 하면서 폐기물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 것이냐에 대한 논의는 의미가 없다. 당장 핵발전 자체를 중단시키고 공론화를 멈춰야하며 전면적으로 탈핵을 요구하며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에서 내걸고 있는 이러한 생태문제 해결을 위한 과도적 요구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하고 내용이 획기적이다. 요구안의 내용들이 현실성 있고 객관적인 통계자료 등에 근거한 것이어서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지금 시점에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는 요구들이라고 생각한다. 의지만 있다면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활동들을 못하고 있는 것은 자본의 이해에 가로막혀서라는 사실이 너무 답답하다. 지금 기후위기 상황은 정말 위급한데 말이다. 그렇기에 사회주의 세력은 이러한 생태문제 해결을 위한 과도적 요구들을 선전선동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인원을 조직하여 강력하게 요구하여 쟁취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