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체감하게 하는 요즈음,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는 지난 7월 22일 (목) 저녁 7시 30분 민주노총 12층 대회의실에서 “기후위기, 사회주의세력은 무엇을 요구하며 투쟁해야 하는가”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토론회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자본주의와 싸워야 한다는 것을 공론화하고,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기존 요구와 담론들의 한계를 비판하며 그 극복방안을 모색하고,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사회주의세력이 제시해야 할 요구의 내용을 풍부하게 하고,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사회주의세력이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향후 공동실천을 위한 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열렸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상황의 영향으로, 많은 청중이 현장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현장에 직접 참석한 청중 중 다수가 20대, 30대 청년들이었다는 점에서 기후위기 문제 및 사회주의세력의 요구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 페이스북 페이지와 줌(Zoom)을 통한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서도 청중들이 접속하여 관심과 반응을 보였다.
토론회의 발제자는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 간사인 황정규 동지가 맡았으며, 토론자로는 정치경제학 연구소 프닉스 연구위원 김민정 동지, 민주노총 부위원장 양동규 동지가 역할을 맡았다. 토론회는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 추진위원 박준규 동지의 사회로 7시 30분경에 시작되었으며, 크게 다음의 네 가지 주제가 다루어졌다.
- 지금의 기후위기를 낳은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기존 요구와 담론들의 한계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사회주의자들은 어떤 요구를 내걸고 투쟁해야 하는가?
-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요구를 전면화하기 위해 사회주의자들은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가?
[링크: 토론회 자료집]
발제: 기후위기를 해결하려면 자본주의와 싸워야 한다,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사회주의자들의 관점과 입장, 요구를 분명히 세우고 투쟁하자!
황정규 발제자는 기후위기에 대해 약 10년간 고민하고 활동해온 입장에서, 10년간의 활동이 진전되어 오늘과 같은 대중적 토론회가 열릴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감회를 말하면서 발제를 시작하였다. 발제자는 사회주의자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자신의 관점과 입장을 세워야 하고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요구를 수립하며 그것을 기반으로 투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였다.
발제자는 기후위기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보여준 후 기후위기의 원인은 자본주의라고 주장하였다. 자본주의는 이윤 추구를 그 본성으로 하고, 그로 인해 생산을 위한 생산을 추구하며, 결과적으로 자연에 대한 파괴를 낳게 된다. 이렇게 자연파괴적 속성을 지닌 자본주의는 19세기 초반부터 화석연료를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했는데, 이로 인하여 기후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이와 같이 기후위기의 원인은 자본주의에 있고, 그 책임은 자본가계급에게 있다고 발제자는 강조하였다.
발제자는 두 번째 주제인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기존 요구와 담론들의 한계에 대해, 자본주의와의 투쟁을 분명히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한계라고 규정하였다. 발제자는 그 대표적 예로 탈성장론과 정의로운 전환을 들었다. 탈성장론은 성장은 비판하되 그것을 필연적으로 낳는 자본주의의 기본 범주와 법칙은 그대로 둠으로써, 그 의도와는 상관없이 결국에는 ‘성장 없는 자본주의’를 주장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정의로운 전환은 ‘지배세력뿐 아니라, 민중의 목소리도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으로서, 결과적으로 기후위기판 노사정합의주의로 귀결된다. 발제자는 사회주의세력 역시 이와 같은 주류 기후운동의 담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거나, 심지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후위기에 대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세 번째 주제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사회주의자들이 내걸고 투쟁해야 하는 요구였다. 이에 대해 발제자는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에서 2020년 12월 29일 공개한 과도적 요구에 포함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요구를 소개하였다. 발제자는 과도적 요구의 의미에 대해 “그 자체로는 최대강령적 요구는 아니지만 용어 자체가 함축하듯이 최대강령적 요구로 발전해가는 전망을 갖는 요구”라고 설명하였고,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과도적 요구로 ①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2010년 대비 50%로 감축, 2050년까지 완전한 배출 제로 달성 ②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천연가스를 포함한 모든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 중단 ③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로 전환 ④ 에너지 관련 기업에 대한 국유화 및 노동자 민중의 통제, ⑤ 철강산업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공법으로의 전환 ⑥ 공공교통의 완전한 공영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의 개편 및 무상화 ⑦ 야간노동 철폐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에너지 소비량 감축을 요구하며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각 요구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된 발제문, 과도적 요구 내용을 참고하라.)
발제자는 사회주의자들이 기후위기에 맞서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네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로, 기후위기에 대한 사회주의적 관점과 입장을 수립하기 위한 사회주의자들의 자체 학습을 강화해야 한다. 두 번째로, 대대적인 노동자 교육선전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노동자들을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투쟁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 세 번째로, 사회주의세력의 독자적 실천을 기획하고 전개해야 한다. 네 번째로, 노동자들에게 자신의 이해에 맞지 않는 잘못된 담론과 주장을 유포시키는 경향에 맞서 치열한 사상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발제를 마무리하며, 발제자는 “사회주의자들이 적극 나서기만 한다면, 기후위기에 맞선 투쟁은 사회주의자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토론회를 기회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무엇을 요구하며 투쟁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주의자들 사이에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나아가 그러한 토론이 실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하였다.
김민정 토론자, 양동규 토론자의 토론문 발제
이어서 김민정 토론자와 양동규 토론자가 토론문을 각 발표하였다.
김민정 토론자는 첫 번째 주제에 대해, 자본주의가 기후위기의 원인이라는 발제문의 입장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김민정 토론자는 그러면서도 “자본주의가 문제다”라는 선명성, 선전주의만으로는 노동자 인민을 설득하기 힘들고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발제문과의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그리고 김민정 토론자는 노동조합에 대해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타협을 중재하는 기구이므로 노동조합이 경제투쟁에서 정치투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김민정 토론자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기존 담론, 요구들의 한계라는 두 번째 주제에 대해서도, 탈성장주의에 대한 이론적 비판은 필요하나 정의로운 전환은 일자리와 환경 보호를 함께 해결한다는 실천적 요구이기에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타이틀을 고수할 것인지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고, 정의로운 전환을 현실에서 어떻게 실현할지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김민정 토론자는 정의로운 전환 담론에 대해 발제문과 상반되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서 김민정 토론자는 발제문이 제시한 사회주의자들의 투쟁 요구인 기후위기에 관한 과도적 요구 각각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 요구에서 1990년을 기준으로 배출감축 목표를 잡아야 한다는 의견을, 두 번째 요구에서 신규 해외 석탄화력 공적 금융지원의 전면 중단,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시 노동자 일자리 보장과 생계 보장, 탈핵 요구가 추가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세 번째 요구에서 재생에너지의 민주적 공공소유 전환을 요구하고 시장주의를 비판해야 한다는 의견을, 여섯 번째 요구에서 주거지와 일터의 공간분리나 도시와 농촌의 분리를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을 각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김민정 토론자는 사회주의자들이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공동전선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개혁주의 세력과도 공동 활동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양동규 토론자는 오늘 토론회를 계기로 사회주의자들이 기후운동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로 토론문 발제를 시작하였다. 양동규 토론자는 기후위기의 원인이 자본주의라는 발제자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하며, 그렇기에 기후운동은 “사회주의자의 시간”이자 “사회주의자가 가장 주도할 수 있는 의제”임이 분명하며, 판을 흔드는 요구를 잘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다만 발제문에서 실천방안으로 제시한 학습, 교육선전사업, 사회주의세력의 독자적 실천, 사상투쟁 전개에 대해, 동의하지만 보다 세부적인 방안, 독자적 실천 기획 방안, 로드맵 등이 구체화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또한 독자적 실천과 함께 공동실천 역시 필요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한편 양동규 토론자는 올 하반기에 민주노총 기후위기 대응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상황을 소개하였다. 그러면서 노동운동의 기후위기 대응사업인 만큼 이후 사회주의운동 세력과 연대와 협력, 공동투쟁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과도적 요구를 민주노총의 요구로 반영할 수 있도록 고민해 보겠다고 하였다. 양동규 토론자는 기후위기 대응을 계기로 불평등을 타파한 대안사회로 나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기후투쟁이 사회주의운동의 큰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며 토론문 발제를 마무리하였다.
발제자의 답변, 패널 간 토론
먼저 토론자들의 각 의견에 대하여 황정규 발제자의 답변이 진행되었다.
황정규 발제자는 먼저 김민정 토론자에 대해 답변하였다. 첫 번째로 ‘자본주의가 문제다’라고 말하는 것이 선전주의이고 더 구체적인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자본주의가 문제다’라고 말하는 것은 기후위기의 원인에 대한 명확한 표현을 해 주는 것이고, 우리가 겪는 문제의 원인이 자본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어렵거나 추상적인 것이 아니며, 실제로 노동자들도 이에 대해 어렵지 않게 받아들인다고 하였다. 두 번째로 ‘정의로운 전환’ 타이틀을 고수할 것인지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는 의견에 대해, ‘정의로운 전환’을 계속 가지고 가면 ‘진정한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는 식의 수세적인 담론으로 가게 되므로 결국 지는 싸움이 되고, 담론 자체를 넘어서야 제대로 된 싸움이 되며, 1990년대에 이미 ‘정의로운 전환’은 자본주의를 위한 보험정책이라는 말이 나온 바 있다고 반박하였다. 세 번째로 황정규 발제자는 김민정 토론자가 노동조합에 대해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의 타협을 중재하기 위한 기구라고 한 것이 잘못되었으며,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투쟁기구라고 하였다. 네 번째로 과도적 요구에 대한 김민정 토론자의 구체적 의견들에 대해 답변하였다.
구체적으로, 첫 번째 요구에서 1990년을 기준으로 배출감축 목표를 잡아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2010년 기준으로 50% 감축 요구는 현실성을 고려한 것이고, 기존 운동의 요구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도 실현하려면 자본주의와 싸워야만 하는 요구라고 하였다. 두 번째 요구에서 신규 해외 석탄화력 공적 금융지원의 전면 중단에 대해서는 좋은 의견이라고 답변하였으며,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시 노동자 일자리 보장과 생계 보장 요구를 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부에 요구하는 것을 넘어서서 노동자들이 내부에서 단결을 만들어내고 주체들 스스로가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탈핵에 관한 요구는 과도적 요구에 포함되어 있다고 답변하였다. 세 번째 요구에서 재생에너지의 민주적 공공소유 전환 의견에 대해서는 에너지 관련 산업 국유화와 노동자 민중의 통제가 그것과 비슷한 내용이라 본다고 하였다. 그러나 시장주의를 비판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시장주의 비판은 국가와 시장을 대비시켜서 국가의 역할을 이야기하는 방식이기에 반자본주의보다는 반신자유주의 구도로 가버릴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여섯 번째 요구에서 주거지와 일터의 공간분리나 도시와 농촌의 분리를 강조한 부분에 대해서는 중요하다고 하며 공감을 표하였다.
다섯 번째로 황정규 발제자는 공동전선의 필요성 부분에 대해 답변하였다. 우선 ‘개혁주의’라는 용어가 부정확하고, 누구를 지칭하는지가 불분명하며, 만약 자유주의세력을 지칭하는 거라면 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사회주의세력의 독자적 실천은 주류 기후운동과 배치되어서 가자는 의미가 아니고 함께 할 수 있는 부분들은 함께 하되, 사회주의세력 자체가 독자적인 활동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치고 나가자는 의미이며, 그렇지 않으면 공동행동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발제자는 과도적 요구는 정책제안이 아니며, 노동자 민중의 투쟁요구임을 강조하였다.
이어서 발제자는 양동규 토론자에 대하여 답변하였다. 발제자는 우선 양동규 토론자에 대해 민주노총 내에서 기후위기 관련하여 이전과는 다른 흐름을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는 발언과 함께, 민주노총이 탄소중립위원회에 참여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의미가 크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기후위기가 노동자 의식 급진화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자고 이야기하였다.
패널 간 질문은 별도로 나오지 않았으며, 이어서 패널 간 토론이 진행되었다. 패널 간 토론은 보다 집중적인 토론을 위해 소주제 토론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첫 번째 소주제는 ‘지금의 기후위기를 낳은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모두 자본주의가 원인이라는 의견을 이미 밝혀 서로 간 이견이 없었기에, 곧바로 두 번째 소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두 번째 소주제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기존 요구와 담론들의 한계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였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쟁점으로 ‘정의로운 전환’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 그리고 ‘자본주의가 문제다’라는 이야기를 전면에 내거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토론이 이루어졌다.
이에 대해 김민정 토론자는, 먼저 ‘정의로운 전환’에 대해, 환경운동에서는 ‘환경보호냐 일자리냐’라는 대립구도가 늘 있어 왔는데, 이 두 가지를 모두 함께 가져갈 수 있다고 보는 게 ‘정의로운 전환’이고, 그래서 ‘정의로운 전환’을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다만 ‘정의로운 전환’을 실행할 때 어떤 방식으로 할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실상 정의로운 전환을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양동규 토론자는 문재인 정권의 산업전환을 위한 대책 같은 것들은 시스템을 바꾸려는 게 아니고 노동자들이 그저 생존만 유지할 수 있게 해 주겠다는 것이라 비판하면서, 노동자들의 요구도 그저 ‘참여를 보장하라’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그러면서 발제문에 제시된 과도적 요구도 혁명적 변화라면서 변화의 상을 정교하게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이번 대선을 ‘기후 대선’으로 가져갔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김민정 토론자는 ‘자본주의가 문제다’라는 선명성만으로는 노동자 민중을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설득의 과정에서 불평등에 대한 문제, 계급문제 등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하였다. 황정규 발제자는 김민정 토론자의 이와 같은 의견에 대해, 사회주의자가 설득에 있어서 단계를 만들어서 해야 한다고 보지는 않으며, 우리가 힘들게 사는 게 자본주의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오히려 구체적인 이야기라고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대중들은 이에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는 상황인데 오히려 활동가들이 머뭇거리고 있다며 비판하였다. 양동규 동지의 의견에 대해서는, 대선 대응을 이야기하는 것이 우려스러우며, 투쟁을 위해 주체들을 키워나가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발언하였다.
세 번째 소주제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사회주의자들은 어떤 요구를 내걸고 투쟁해야 하는가?’였는데, 이 부분에서는 황정규 발제자가 과도적 요구의 문제의식, 과도적 요구들의 의미를 재차 강조하였다.
네 번째 소주제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요구를 전면화하기 위해 사회주의자들은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가?’였다. 이 주제에 대해 김민정 토론자가 본인이 이야기한 ‘개혁주의’란 자본주의 안에서 우파와 자본가들에 맞서서 일정 정도 개혁성을 가진 사람들을 뜻한다면서, 정의당 같은 세력들에 대해서도 그 안에서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자는 것이고, 기후위기비상행동 같은 곳에 들어가는 것도 ‘공동전선’을 위한 활동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이재명 등 개혁주의 세력에 대해 지지를 보내는 대중들을 이해하는 것이 ‘공동전선’을 위한 중요한 문제의식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이에 대해 황정규 발제자는 이재명 등 이른바 개혁주의자와의 연대에는 반대한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였고, ‘공동전선’은 이 토론회의 주제가 아니라고 지적하였다. 중요한 것은 사회주의자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이며, 이번 토론회에 다양한 사회주의 조직들이 모여서 토론하지 못한 것은 사회주의세력이 기후위기와 관련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주체적 준비 정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런 상태를 빨리 벗어나야 하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함께 논의하는 흐름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청중 질의 및 토론
청중 질의 및 토론은 온,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이루어졌다. 먼저 청중 질의가 있었다. 페이스북 중계를 통해 토론회를 시청하고 있는 청중 한 분이 황정규 발제자에게, ‘정의로운 전환이 노동자의 구호가 되기 어렵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지’를 질의하였고, 이에 대해 황정규 발제자는 발제문에서 서술한 과도적 요구가 노동자들의 요구가 되어야 하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반자본주의 투쟁과 결합되어서 투쟁을 만들고, 그 투쟁 속에서 기후문제 해결을 위한 조건들을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답변하였다.
이어서 청중 토론이 이어졌다. 청중 한 분은 해양오염의 주 원인이 플라스틱 쓰레기보다도 기업형 어업에 의한 것임을 폭로하는 다큐멘터리를 본 경험을 이야기하며 1990년대 이후 거대담론이 실종되었는데 사람들이 사회주의에 대해 매력을 느낄 수 있을지, 어떤 방법론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였다. 이에 김민정 토론자는 한국 교육이 자본주의의 문제를 잘 접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말과 함께 계급적 관점에서 환경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플라스틱 문제에 관해서도 왜 플라스틱을 많이 생산할 수밖에 없는가 하는 생산의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답변하였다.
그리고 줌(Zoom) 중계 시청자 한 분은 전반적인 내용과 과도적 요구 항목에 대해 동의하는 바가 크다는 말과 함께, 이런 주장을 하는 좌파나 사회주의자들의 실천과 연대 활동이 너무 적다며, 독자적 실천, 공동의 실천을 앞으로 기대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현장에 있는 청중 한 분은 중국이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는 등으로 부상하는 모습을 언급하며, 사회주의세력으로서 진정한 사회주의가 무엇인지를 선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현장에 있는 또 다른 청중은 패널 간 토론에서 이야기되었던 내용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이야기하였다. ‘정의로운 전환’은 자본주의를 공격하는 이야기가 아니므로 활용할 필요도 없으며, 자본주의의 문제에 대해 단계적으로 설명해나가는 방식도 시급성에 비추어 보면 오히려 부적절하고, ‘개혁세력’ 내부의 사람들을 견인하는 것보다는 사회주의세력이 독자적인 운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실천방안으로 과도적 요구를 더 강화해서 이야기할 것과, 도농간 분리 같은 지역 문제도 강조하면 좋겠다고 하였다. 또 자본주의로 인한 문제는 다양한 부분에서 나타나는데 사회주의는 그것을 종합적인 담론으로 설명할 수 있기에, 그런 의미로 사회주의자들이 독자세력을 형성하고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토론회를 시청하는 청중 한 분은 환경문제에 관한 개인적인 실천을 모색한 적이 있었는데, 밤에도 환하게 켜져 있는 대규모 공장단지 불빛을 보고 근본적인 것을 바꾸어야 환경문제가 해결되겠다고 생각했다는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며, 야간노동 문제를 건드리지 않으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그래서 ‘문제는 자본주의다’라는 구호가 대중적인 구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현장에서 참여한 청중 한 분은 사회주의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동안 ‘기후위기의 문제는 자본주의다’라고 하는 활동을 거의 안 해왔다는 생각이 들고, 다들 기후위기비상행동 같은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 활동이 잘 되게 하기 위해서라도 강조되어야 할 부분은 사회주의자들이 분발하여 담론을 생산하여 나아가는 것이며, 지금은 자본주의가 문제라는 담론을 강화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과도적 요구도 어려운 내용이 아니며, 이것들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자본주의가 문제라는 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양동규 토론자의 ‘사회주의자들의 시간’이라는 발언이 좋았고 사회주의자들이 생태문제에 있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행동들이 나와야 하며, 자본주의가 문제라는 이야기를 강조해야 하고, 과도적 요구를 가지고 사회주의자들이 구체적으로 투쟁할 계획을 잡아서 노동자들과 같이 투쟁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청중들은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및 줌을 통해서도 늦은 시간까지 활발하게 질의를 하고 의견을 제시하였다. 기후위기 해결에 있어서 반자본주의를 전면화하고 과감하게 실천하려는 태도와 그렇지 않으려는 태도가 대비되었는데, 청중들 중 상당수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투쟁에 있어서 반자본주의를 전면화하고 과도적 요구를 내건 투쟁을 만들어나갈 필요성에 공감하는 취지의 의견을 피력하였다.
발제자, 토론자들의 마무리 발언
마지막 순서로 발제자, 토론자들의 마무리 발언이 있었다.
먼저 양동규 토론자는 현실을 폭로하면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가, 그리고 문제는 자본주의라는 것이 도출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결국 체제에 대한 투쟁으로 가야 할 필요성을 느꼈으며, 앞으로도 다양하게 토론하고 실천했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면서 양동규 토론자는 “좀 세게 이야기해도 된다.”고 하며, 대중들은 자본주의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발언하였다. 기후문제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폭로하는 중요한 단면이기에 기후위기에 맞서는 투쟁은 노동자와 인류를 살리는 투쟁임을 선언하고, 제도개선 투쟁에만 머무르지 말 것을, 사회주의자들이 대중 속으로 들어갈 것을 강조했다.
김민정 토론자는 ‘공동전선’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하면서 중요한 시기적 쟁점에 대해 함께 해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동규 토론자의 발언에 대해 대중은 자본주의의 문제를 잘 알고 있지 못하고 오히려 좌절하고 체념하는 분위기가 더 강하며 소극적인 상태이기에 자본주의가 왜 문제인지를 진득하게 설명하는 작업이 사회주의자들의 역할이라고 발언하였다. 마지막으로 사회주의자 정체성을 갖고 한 토론회라서 좋았다며, 사회주의자로서 나의 역할은 무엇일지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하였다.
황정규 발제자는 양동규 토론자에 대해 민주노총에서 앞으로 많은 역할을 해 줄 것을 부탁하면서, ‘기후전쟁’, ‘사회주의자들의 시간’ 같은 표현들이 좋았다는 의견을 말하였다. 그리고 사회주의자들이 아직 한국사회에서의 역량이 크지는 않지만 여러 사회주의 세력들이 함께 기후문제 관련해서 함께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고, 시급하게 실천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사회주의 세력 내에서 여러 담론들을 함께 토론하고 논쟁하면서 나아가는 것, 기후위기의 원인이 자본주의임을 분명히 하면서 주류 기후운동의 잘못된 담론들도 거부하는 투쟁을 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런 것들이 잘 안 되고 있다면서, 힘을 모아서 이런 부분들을 바꾸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기후위기를 가지고 노동자들의 큰 투쟁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그것을 위한 사회주의자들의 실천을 앞으로 함께 고민해보자고 하면서 발언을 마무리하였다.
이날의 토론회는 기후위기가 날로 심각해지고,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투쟁이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토론회였고, 청중들도 온, 오프라인상에서 토론회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토론회는 기후위기를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정세가 형성되었으나 사회주의세력이 그에 관한 독자적인 실천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과도적 요구와 반자본주의를 적극적으로 내거는 사회주의세력의 독자적 실천이 필요함을 알리고, 사회주의세력의 각성을 촉구하는 의미가 있었다. 또한 이번 토론회에서 기존 기후운동의 관점 및 소극적인 관점에 갇혀 반자본주의를 적극화하지 못하는 태도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과도적 요구를 제기하며 자본주의에 맞서 투쟁하려 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대조됨으로써,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투쟁을 적극화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 청중 앞에서 부각되었다. 세 번째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과도적 요구에 대한 구체적인 토론을 통해 그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할 계기가 마련되었다. 네 번째로, 이번 토론회를 통해 향후 사회주의세력이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독자적인 실천을 만들어갈 계기가 마련되었다.
토론회에서 나왔던 발언처럼, 앞으로 기후위기에 맞선 투쟁 과정이 실제로 “사회주의자들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사회주의자들의 토론과 독자적 실천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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