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민주대연합 흐름이 다시금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재 민주대연합은 비례위성정당 결성, 지역구 단일화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지난 2월 5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형 비례정당”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비례위성정당 결성을 통한 민주대연합 흐름이 노골화되었다. 이러한 비례위성정당 추진은 준연동형 비례제를 희화화하는 양대 자본가 정당들의 의석 나눠먹기로, 이미 21대 총선에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나서자 새진보연합과 진보당은 이에 대해 비판하기는커녕 이 비례위성정당에 노골적으로 참여하였다. 새진보연합과 진보당은 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을 추진하자 즉시 여기에 합류해, 3월 3일에 ‘민주개혁진보연합’을 창당하기로 합의했다. 녹색정의당은 2월 17일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에는 불참하기로 결정하였으나, 이것이 민주대연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민주당과 지역구 차원에서의 후보 연대를 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기 때문이다.
이런 민주대연합 흐름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오래 전부터 진보세력 내에서는 선거 때마다 수구세력에 맞서 힘을 합쳐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자본가 정치세력인 민주당과의 야합을 통해 의석 확보와 같은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행태가 지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번 민주대연합이 과거와 다른 점은, 정의당, 진보당과 같은 사이비 진보세력이 이제는 역사적으로 몰락단계에 이른 상태에서 민주대연합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사이비 진보세력은 우경화를 지속한 끝에 완전히 자유주의세력화하였고, 그 결과 대중들에게 민주당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세력으로 인식되어 계속 지지를 잃으면서 몰락하고 있다. 이런 사이비 진보세력은 이제 자력으로는 의석 하나 확보하기 어려운 처지가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에 어떻게든 빌붙어 의석을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지지정당으로 삼고 있는 진보당이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하기로 함으로써 민주노총은 이제 민주대연합과 여기에 참여하는 지지정당들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와 관련해 2월 5일,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추진이 발표된 날 진행된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서는 민주대연합에 대한 조합원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민주당과의 민주대연합 일체를 금지하는 수정동의안이 발의되었다. 당일 대대는 사업계획을 모두 논의하지 못한 채 성원 미달로 정회되었기 때문에 차기 대대에서 해당 안건을 다루어야만 한다. 그 후 2월 15일에 열린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서는 민주노총 (지지)후보를 승인하는 안건에서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하는 정당에 대한 지지 철회 문제를 두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이날 토론에서 일부 중집 성원들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비례위성정당에 대해 ‘비례위성정당이 아니라 비례연합정당’이라는 둥, ‘진보정당’, ‘시민사회’가 민주당을 압박하여 얻은 성과라는 둥 갖은 궤변을 스스럼없이 주장했다.
노동자계급은 자신의 이해에 입각해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추진하고 자본가 정치세력에 철저히 반대해야 한다. 민주대연합은 이런 입장을 정면으로 거슬러서 자본가 정치세력과 정치적 야합을 하고 이로써 노동자계급을 자본가계급의 정치적 부속물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대연합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민주대연합은 몰락 단계에 이르러 자력으로는 의석 하나 확보할 수 없는 사이비 진보세력들이 민주당에 빌붙어 생존을 연장하려는 것이기에 그 퇴행성이 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계급을 대표하는 조직인 민주노총은 민주대연합에 분명히 반대하지 못하고 민주당과 선거야합하는 사이비 진보세력에 대해 분명히 선을 긋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 지속된다면, 민주노총은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배신하고 노동자계급에 부끄러운 과오를 저지르게 될 것이다.
민주노총은 3월 4일 중앙집행위원회와 3월 18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있다. 여기서 민주노총은 민주대연합에 대한 올바른 입장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민주대연합에 참여하는 진보당과 녹색정의당에 대해 분명히 반대해야 하고,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하여 민주대연합을 가장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진보당에 대해서 조직적 지지를 철회하는 것은 그것의 최저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 민주노총은 더불어민주당과 선거야합하는 사이비 진보세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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