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024. 3. 18 임시대의원대회 유인물]

진보당의 비례위성정당 참여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배신이다!

민주노총은 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

4·10총선을 앞두고 민주노총 내 또다시 민주대연합 흐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이 지지정당으로 삼아왔던 진보당이 비례위성정당 결성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최악의 민주대연합 형태까지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지난 2월 5일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서는 민주당과의 연대연합 일체를 금지하고 민주당과 연대연합하는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자는 수정동의안이 발의되었다. 3월 4일 민주노총 중집은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한 진보당에 대한 지지 철회를 두고 장시간 논의를 진행하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2020년 위성정당에 참여한 녹색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결정을 한 전례가 있음에도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결국 오늘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민주대연합에 참여하는 지지정당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진보당의 비례위성정당 참여는 민주당에 빌붙어 의석을 확보하려는 선거야합에 불과하며,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주대연합 흐름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그동안 진보세력 내에서는 선거 때마다 수구세력에 맞서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자본가 정치세력인 민주당과의 야합을 통해 의석 확보와 같은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행태가 지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특징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비례위성정당 참여는 이미 몰락 단계에 이르러 자력으로는 의석 하나 확보할 수 없는 사이비 진보세력이 민주당과의 야합을 통해 생존을 연장하려는 것이기에 그 퇴행성이 극에 달한 것이다. 진보당의 비례위성정당 참여는 그 어떤 논리로 정당화하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자본가 정치세력인 민주당에 빌붙어 의석을 확보하려는 선거야합에 불과한 것이라는 점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1995년 출범 이후부터 여러가지 논란 속에서도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라는 원칙을 견지해왔다. 이는 어느 한 사람의 머리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지난 30년 가까이 노동자들의 투쟁 속에서 확립되어 온 원칙이고 방향이다. 노동자 투쟁의 역사는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수구세력, 더불어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세력 모두 자본가 정치세력으로 노동자들의 대안이 아님을 확인해 온 역사였다. 특히 자유주의세력은 노동자를 위하는 행세를 하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낸 김대중정권, 비정규직을 양산한 노무현정권을 거치면서 자본가 정권으로서의 본질을 명확히 드러냈다. 노동자 민중의 촛불투쟁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 또한 중대재해처벌법, 노조법2,3조 개정, 최저임금 인상 등에서 자본가들의 눈치를 보며 법안을 후퇴시켰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 민중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노동자 민중의 심판을 받았다.

이와 같이 노동자계급의 투쟁 속에서 확립되어 온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노동자계급이 자신의 이해에 입각해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는 것이고, 이는 자본가 정치세력에 대한 철저한 반대를 기본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진보당의 비례위성정당 참여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배신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신은 결국 노동자를 자본가계급의 정치적 부속물로 만드는 것으로 매우 잘못된 것이다.

민주노총은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한 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번 대의원대회를 통해 민주노총이 취해야 할 태도는 명확하다. 민주노총은 비례위성정당 참여가 노동자 계급이 지난 투쟁 과정에서 확립해온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배신하는 것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이에 응한 진보당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는 것이다. 지금 노동자계급에게는 민주당과의 야합으로 얻는 국회의원 몇 석이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러한 야합을 통해 의석 몇 자리를 확보하는 것에 앞장서는 정당을 지지하는 행위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후퇴시키고 노동자계급을 자본가계급의 들러리로 만드는 것일 뿐이다.

만약 민주노총이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한 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배신하는 흐름이 더욱 가속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한 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는 것은 노동자계급을 민주당이라는 자본가 정치세력의 들러리로 전락시키는 결과로 귀착시키는 것일 뿐이다.

이제 진보당을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배신한 세력으로 규정하는 조합원 운동을 만들어 나가자

그동안 민주노총은 약화되어 온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다시 복원하고자 노동자들의 계급의식 강화를 주요한 과제로 제시해왔다. 계급의식 강화는 다른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이 대립하고 있다는 인식을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의 정치세력이 자본가계급의 정치세력임을 분명히 하여, 노동자가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고 착취를 끝장내기 위해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이 사회의 주도세력으로 노동자 계급이 등장해야 한다는 인식을 강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겉으로는 조합원의 계급의식을 강화해 나가자고 했지만, 실제에서는 계급의식 강화를 위한 사업을 배치하지 못했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조합원의 계급의식 약화로 이어졌고, 진보당이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에 버젓이 참여해 논란이 일어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이 강화되었다면 이러한 논란은 결코 벌어질 수 없는 것이었다.

이제 자본가 정치세력인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에 노골적으로 참여한 진보당을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배신한 세력으로 규정하는 조합원 운동을 만들어 나가자. 어떤 세력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가로막고 있는지를 정확히 하는 것을 통해 노동자 계급의식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조합원들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주체가 되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배신하는 흐름에 맞서 투쟁하고,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길을 개척해 나가자!

2024년 3월 18일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